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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중대형 항공기 도입 검토…위기 속 활로 찾는다
티웨이·제주 '긍정적'…대한·아시아나 계열은 '표정관리'
항공사 통합 이후 슬롯·운수권 취득 경쟁 불붙을 듯
2022-01-06 14:49:14 2022-01-06 14:49:14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대형 항공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중장거리 노선에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면서 교대 휴직 등으로 명맥을 간신히 이어온 LLC들이 중대형 항공기 투입을 통해 중장거리 노선까지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는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통합에 따른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운수권 재분배와 코로나 확산세 진정 국면을 준비하는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091810)은 최근 런던, 파리, 스페인 등 주요 유럽 노선과 LA, 뉴욕 등 북미까지 운항 가능한 중대형기의 추가 도입을 검토하며 장거리 노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티웨이항공 여객기.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다음달 A330-300기종 1호기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순차적으로 총 3대를 도입하고 오는 3월 국내선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동남아 등 국제선 근거리 시장의 경우 LCC들의 진출로 항공권의 가격이 저렴해진 만큼 중장거리 노선도 항공사들의 경쟁이 시장의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티웨이항공은 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한다면 결국 서비스의 질도 높아지고 항공권 운임도 낮아지는 등 소비자들의 혜택으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기재 도입과 더불어 김포공항발 국제선, 인도네시아, 몽골 노선 등 현재 보유 중인 B737-800 항공기로도 운항이 가능한 중·단거리 노선 운수권 획득도 준비중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다년간의 노선 운항 경험을 바탕으로 곧 들어올 중대형 항공기들을 통한 성공적인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다가올 코로나 이후의 여행 수요를 대비하기 위한 차별화된 준비로 고객들의 니즈에 한발 앞서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089590)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면서 현재 사업 모델에 추가적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제주항공은 기종 다양화에 따른 초기 투자와 복잡화로 인한 비용(complexity cost) 등을 극복할 수 있을 역량을 확보한 후 대형기 도입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사 통합에 따른 운수권 배분 등의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면 장거리 노선 취항은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사항"이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에 따른 운수권과 슬롯 배분까지 최소 2~3년 이상의 시간이 있는만큼 준비할 시간도 충분하며 기존에 알려진 '장거리 노선에 취항하지 않는다'는 제주항공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생 LCC인 에어프레미아도 중·장거리 노선 운항에 적극적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작년 12월부터 인천-싱가포르 노선에서 운항을 시작했다. 에어프레미아의 1호기 '보잉 787-9'는 길이 62.8m, 높이 17m, 너비 60.1m의 크기로 운항거리는 1만5500km가 넘는 중장거리 비행기다. 좌석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56석, 이코노미 253석 총 309석으로 구성됐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화물 운송기로 사용되고 있다. 보잉787-9는 동남아는 물론 미주 유럽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에어프레미아는 연내 보잉 787-9 기종 항공기를 2~3대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1월 중 화물운송 중심으로 베트남 노선에 추가 취항할 계획으로 코로나 추이를 보면서 점진적 여객 노선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내에는 미주 노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인천-LA(미국) 노선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진에어(272450)·에어부산(298690)·에어서울 등은 중대형 항공기의 운항에 대해 통합 LCC 출범 이후 결정될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 3개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업체다. 업계 안팎에서는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운수권과 슬롯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인천-울란바토르 등 수익성이 높은 노선이 재분배될 지도 관심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된 뒤 운수권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에는 국내 항공사들이 배분 받은 김포발 국제선 항공편의 80% 이상을 통합 항공사 한 곳이 차지하게 된다"며 "따라서 독점 문제 때문에 슬롯과 운수권이 어느 정도는 재분배 될텐데 공정위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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