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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업계, '폐배터리' 사업 키우기 박차
재활용 업체 지분투자·조직 신설·기술 개발 등 분주
2021-12-20 15:34:40 2021-12-20 15:34:4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전기차 보급 가속으로 폐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사업을 키우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물론이고 글로벌 배터리 업계도 폐배터리 사업 육성에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2019년 1조6500억원에서 2030년 20조, 2050년에는 6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보급이 본격화한 전기차의 배터리 교체 주기가 다가오면 폐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예측이다. 통상 전기차 배터리는 5~10년 정도 사용하면 교체가 필요하다. 전기차에서 나온 배터리는 재정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거나 코발트, 니켈 등을 추출해 재활용이 가능하다.
 
배터리 업계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북미 최대 배터리 리사이클 업체인 '라이-사이클'에 총 600억원을 투자해 지분 2.6%를 확보했다.
 
라이-사이클은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추출하는 전문 기술을 갖고 있다. 라이-사이클은 추출하는 과정에서 분진 발생이 없고 폐수를 100% 재활용해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한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이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수산화리튬을 살펴보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LG화학(051910)과 LG에너지솔루션은 라이-사이클과 2023년부터 10년간 니켈 2만톤을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고성능 전기차(배터리 용량 80kWh) 기준 30만대분이다.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원재료를 공급 받으면 미국, EU 등의 환경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 자원 선순환 고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고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사업도 개발·추진 중이다. 현재는 오창공장에서 폐배터리로 만든 '전기차용 충전 ESS 시스템'을 운영 중이고 충분한 테스트를 거친 후 폐배터리 재사용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BMR(Battery Metal Recycle) 추진담당을 신설했다.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폐배터리 사업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지다. SK이노베이션은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도 독자 개발한 상태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핵심 물질을 추출하는 기술은 상용화돼 있지만 리튬을 고순도의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은 없었다.
 
SK온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폐배터리의 성능을 검사하는 방법·체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배터리를 팩 단위로 평가하는 방법을 만들 계획이다. 현실화하면 모듈 단위로 평가할 때보다 검사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배터리는 하나의 팩 형태로 전기차에 탑재되는데 팩은 십여개의 모듈, 모듈은 수습개의 셀로 구성된다. 삼성SDI(006400)는 폐배터리 재활용업체인 피엠그로우, 성일아이텍 등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도 최근 배터리 재활용 공장에 50억달러(약 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폐배터리 소재를 활용해 인산철리튬, 코발트산리튬 등의 소재와 양극재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는 지난달 니켈, 망간, 코발트를 100% 재활용한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노스볼트는 2030년까지 생산하는 배터리의 절반은 재활용 원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내년 1분기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짓기 시작해 2023년 본격적으로 가동할 방침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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