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태의 경제편편)한국은행은 모든 잡념을 물리치라
입력 : 2021-12-01 06:00:00 수정 : 2021-12-01 06:00:00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거쳐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전염병 사태 발생 초기에 0.75%로 내렸다가 20개월만에 1%에에 올라섰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우선 물가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3%대를 넘어섰다. 한국의 물가통계에는 집값과 전세값이 반영되지 않는데도 물가가 날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금융불균형이 너무나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금리를 0.50%로 내리는 등 극단적 저금리 상태를 이어온 결과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적한 바와 같이, 그 사이 가계대출이 큰폭으로 늘어나고 주택가격이 뜀박질을 거듭해 왔다. 저금리를 이용해 차입에 의한 자산투자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계대출의 경우 사실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 아닌가 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9월말 가계신용 잔액은 1845조원에 이르러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국 가운데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 규모를 웃도는 유일한 나라이다.
 
주택가격 상승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 온나라가 부동산 급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매매나 전세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이로 말미암아 가계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이는 다시 부동산 가격상승을 부채질한다. 악순환이 멈추지 않는다.
 
물론 극단적 저금리와 급증한 가계부채가 성장률 올리는데 도움은 됐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성장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오히려 장기적으로 안정된 성장을 어렵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자 정부가 최근 은행들을 압박하면서 대출규제에 나섰다. 그런데 그것이 너무 인위적이고 획일적이어서 숱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실수요자를 심하게 압박하고 있다. 게다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폭리본성’을 드러낸다. 제2금융권보다 은행금리가 높아지는 부조리까지 발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렇게 은행들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규제하느니 차라리 금리라는 가격조절기능에 맡기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선진적이다. 그렇기에 이번 금리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 금리인상으로 금융불균형이 바로잡힐 것 같지는 않다. 그 균형점이 어디인지는 몰라도 아직은 미흡해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언급대로 연 1.00%의 기준금리도 사실상 여전히 완화적이다. 그렇기에 이 총재는 내년 1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부 금융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에 2차례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마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금리가 너무 오르면 실물경제를 위축시킨다. 따라서 과도한 인상은 곤란하다. 말하자면 자산거품과 투기를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경기를 위축시키지 않는 균형 수준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금리를 어느 선까지 올려야 할지는 전문가들이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시장흐름이 말해줄 것이다.
 
다른 선진국은 지금도 금리인상을 마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한다고 하지만, 기준금리 자체는 아직 건드리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타격이 심하다고 느껴서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아직은 대체로 유보적이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들의 경우 최소한 가계부채가 한국처럼 국내총생산을 웃도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가계부채에 관한 한 한국은 사실 비정상이다. 따라서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비정상을 바로잡기 시작하는 단계에 들어섰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굳건하고 일관성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금리를 추가로 올릴 필요가 있을 때 주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한국은행에 주어진 책무가 막중하다. 과도한 가계부채와 자산거품 등 금융불균형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때보다 스스로의 역할에 대한 엄중한 책임감과 소신을 가져야 한다. 
 
걱정되는 것은 혹시라도 내년 대통령선거 등 이런저런 변수를 고려하느라 금리정상화 시기를 놓치거나 의지가 꺾이는 것이다. 그렇게 책임을 회피하면 국가경제가 오히려 더 힘들어질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그러니 일체의 잡념이 끼어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잡념이 많으면 목표를 잃기 쉽다.
 
차기태 언론인(folium@nate.com)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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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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