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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초대석)염블리 "넘치는 증시 정보, 너무 많아서 문제…소음 구분해야"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인터뷰 ②
"자기 투자 스타일 만드는 데 최소 3년…수업료 내고 경험 쌓아야"
"기업 분석 어렵다면 ETF 투자로"
2021-11-30 06:00:00 2021-11-30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옛날엔 정보가 없어서 문제였고 지금은 너무 많아서 문제다. 중국발 헝다 리스크, 요소수 대란, 조기 긴축 우려 등 모든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기업에 장기 투자한다면 내년 경제가 이상한 침체로 가는 게 아닌 이상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정보 큐레이팅 능력을 키워야 한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약 16년 간 개인 투자자들 가까이서 알짜 증시 정보와 조언을 전달해왔다. 증권사 고객 대상 강연회, 투자 정보 채팅방 등 다양한 채널로 소통해왔으며 약 10년째 증권 방송 채널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에 고정 출연하며 현재 동학개미들로부터 '염블리'로 사랑받고 있다. 그에게 주식을 시작한 지 1년 남짓된 동학개미들이 기억하면 좋을 투자 지혜를 들어봤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가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우연수 기자
 
과거와 비교해 최근 개인 투자자들에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옛날에는 올해처럼 증시가 흔들리면 개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오래 붙어있지 못하고 손실 보고 나가고, 공부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영업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작년에 주식시장에 들어온 투자자들은 끝까지 버티려고 한다. 장기 재테크 식으로 투자하는 분들이다. 이들은 빠르게 사고 팔기보다는 주식시장에 오래 붙어있을 생각으로 들어왔다. 또한 각종 증권 방송이나 유튜브, 증권사 리포트 등을 통해 투자 정보를 받고 공부를 하니까 투자에 '스마트'해졌다. 
 
달라지지 않은 점도 있나. 
오를 때 쫓아가고 내릴 때 손절해 손해보는 문제는 여전한 것 같다. 삼성전자가 오버슈팅하면 9만원을 돌파했을 때, 지금 당장 사지 않으면 놓칠 거 같으니 못기다리고 사는 분들이 많았다. 올해는 메타버스와 게임, 작년엔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그 전엔 바이오였다. 여전히 단기 승부를 보려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매년 쏠림 현상이 반복된다.
 
장기로 들어온 분들도 마음으로는 1~2년이 아니고 자식한테 물려준다는 마음으로 하지만, 주가를 보면 답답한 거다. 그렇게 손절하고 만다. 이런 현상은 바뀌기 어려울 거 같다. 동학개미운동이 아직 1년밖에 안지났으니까 시간이 더 필요할 거고, 경험이 쌓이면 나아질 걸로 본다. 
 
온라인에서 주식 정보를 얻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옛날엔 정보가 없어서 문제였고, 지금은 너무 많아서 문제다. 증권사 보고서도 다 오픈돼있고 유튜브에도 나오니까 어떤 분들이 '오픈북 테스트'같다고 하더라. 모든 정보가 나에게 도움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버려야 할 정보는 선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헝다 리스크, 요소수 문제, 물가와 테이퍼링 등 모든 뉴스에 다 민감하게 반응할 피룡는 없다. 경제 변수도 물론 중요한데, 내가 기업에 5~10년 장기투자한다면 내년 경제가 이상한 침체로 가는 게 아닌 이상 신경 쓸 일이 아니다. 헝다 리스크도 두달 전에는 난리였지만 지금은 다 지나가지 않았나. 망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다 소음이었다. 소음에 노출됐는데 어떤 '신호'인 줄 알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는 거다. 본인이 공부하고 스스로 정보를 걸러내는 큐레이팅 능력을 키워야 한다.
 
얼마나,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기억에 남는 투자자 중 지금 전업 투자자로 돈을 많이 번 분이 있다. 처음 7년은 손해만 봤다. 유료 리딩방에서 시작해 돈을 꽤 날리고 8년차에야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신문 산업면을 보면서 트렌드를 공부하고 증권사 보고서를 다 보고 스터디 그룹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고 수익이 나더란다. 믿을 만한 한 기업에 집중 투자했더니 주가가 몇배 간 거다. 그 이후엔 그 방식으로만 투자하고 있다.
 
누가 정답을 알려준 게 아니고 본인이 정답을 찾은 케이스다. 물론 이렇게 하라고 권하는 건 아니다. 그 분은 2500여개 상장사들 중 성장주, 메가트렌드 분야 기업만 공부하고 집중 투자한다. 또 아는 분은 뉴스랑 차트를 잘 봐서 단기 투자만 한다. 일반 개인투자자가 그렇게 따라하면 다 손해 볼 가능성이 크다. 자기만의 투자 스타일이 필요한데,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그 스타일을 만드는 데 3년 이상이 걸린다는 거다. 수업료를 적게 내면서 내 스타일을 찾을 때까지 이것 저것 해보라고들 조언하더라. 아직 투자 1년차가 많을텐데, 지금 안된다고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바란다.
 
공부가 쉽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몇년을 공부해도 안되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면 된다. 너무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 연평균 지수에 비팅만 해도 연평균 7~8% 수익률은 나온다. 어떤 해는 20% 빠질지 몰라도, 또 오르는 해가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지수는 계속 올라가지만, 기업은 그렇지 않다. 코스피가 4000을 가도 회사는 망하면 종이쪼가리가 된다. ETF는 그럴 일이 없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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