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르만 로맨스’ 류승룡 “이런 배역 너무 만나고 싶었다”
“센 역할 전문 배우, 생활 밀착형 배역에 대한 원함 너무 컸다”
“‘조은지 감독’, 이 작품에 온전히 자신 갈아 넣었다. 대견하다”
2021-11-17 00:00:02 2021-11-17 00:00:0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현재 류승룡은 대한민국 영화계 자타공인 흥행 원 톱이다. 그가 출연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흥행 스코어 수백만이 오르락내리락 하게 된다. 액션부터 멜로 그리고 범죄 느와르에서 코미디 마지막에는 감동 드라마까지. 그가 소화 못할 장르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상 논리 전개가 불가능한 시나리오를 가져다 준다고 해도 류승룡이라면 그 논리를 끼워 맞춰 버리는 마법을 선보인단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런 그가 정말 오랜만에, 아니 어쩌면 은퇴 이후까지 통틀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작품이 등장했다. 당연히 본인이 출연했기에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자신 있고 칭찬 받아 마땅한 작품이라고 추켜세웠다. 평소 아주 절친한 후배로 소문난 배우 조은지의 연출 데뷔작 장르만 로맨스에서 류승룡은 7년 째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전직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는 이미 충무로에서 알아주는 코미디 연기 대가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선보인 코미디는 완벽한 생활 연기속 자연스러운 코미디. 류승룡이 자신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설명한 바 있는 생활 연기. 그리고 그가 이 분야 최고 대가로 손꼽는 배우 조은지의 연출 데뷔작이 바로 장르만 로맨스. 류승룡이 자신의 연기 인생에 장르만 로맨스가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 자신한 이유가 이래서였다.
 
배우 류승룡. 사진/NEW
 
장르만 로맨스는 류승룡이 출연한 작품 중 2019 1월 개봉해 1600만 관객을 끌어 모은 극한직업이후 주연작으론 첫 번째 작품이다. 앞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킹덤을 통해 특유의 카리스마를 뿜어낸 악역 조학주를 소화한 류승룡이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선 평소의 유머스러운 면과는 또 다른 웃긴 이미지를 드러낸다. 정말 류승룡이 아니면 도저히 떠올리기 힘든그런 배역이다.
 
“’코로나19’ 참 많은 작품들이 너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아쉽죠. 이 작품은 극한직업개봉 전에 선택했던 시나리오였어요. 여러 명이 나오고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들의 합이 만들어 낸 재미있는 상황이 나오고. ‘극한직업당시의 좋았던 기억이 떠오르더라고요. 전 상상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읽는 편인데, ‘장르만 로맨스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영화 한 편 본 느낌이었어요. ‘극한직업과는 다른 좋은 느낌의 팀 워크를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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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이 사실 장르만 로맨스에 반했던 점은 자신이 연기한 이란 인물이다. 온갖 장르를 통해 정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색깔을 지닌 인물을 모조리 연기해 본 류승룡이다. 그런 류승룡의 눈에 이란 인물은 단 한 번도 본적 없는 그런 색다른 캐릭터였다. 7년 째 개점 휴업 중인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것도 너무도 평범한 이미지. 흡사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다.
 
배우 류승룡. 사진/NEW
 
제가 기자간담회에서 내 필모그래피 방점이 될 작품이라고 소개했잖아요. 전 지금까지 센 역할만 했어요. 진짜 온통 세고 세서 세기만 한 역할 전문이었죠. 평상시엔 볼 수도 없는,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인물들만 연기해 왔어요. 생활 밀착형 배역, 그런 연기에 대해 두려움이 있으면서도 또 갈구하는 것이 함께 있었죠. ‘이란 인물을 보면서 나도 저런 모습이 있는데란 동의도 공감을 얻는다면 제 연기는 정말 성공한 거라 자평하고 싶어요.”
 
그의 이런 두려움과 갈구함은 후배이면서도 이번 작품 연출을 맡은 조은지 감독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고. 조은지는 배우로선 자타공인 최고의 생활 연기 대가다. 류승룡 조차 조은지의 생활연기는 대체불가다라고 양손 엄지를 추켜세웠다. 그는 장르만 로맨스는 출연 배우들 모두가 정말 잘했지만 진짜는 온전히 감독이 잘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를 보면 그 말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을 할 땐 당연하지만 무조던 조은지 감독이었어요. 정말 모르겠고 도움 받을 것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죠. 진짜 말로 설명이 안 되는 데, 배우들 모두 경험한 부분이 있어요. 너무 고민이 되고 안 풀리는 부분을 밤새 고민하면 다음 날 아침 현장에서 내가 말도 안 했는데 조은지 감독이 딱 그 지점을 짚어주면서 이거 고민하셨을 거 같아서요라고 하면서 해답을 먼저 줘요. 그만큼 이 작품에 온전히 자신을 갈아 넣었어요. 대단한 감독이에요. 소름 끼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웃음)”
 
배우 류승룡. 사진/NEW
 
그는 이번 작품에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상황을 연기해야 했다. 남자의 사랑 고백을 받는다. 그의 상대역은 신인 배우 무진성이다. 7년 째 신작 발표를 못하는 이 자신의 학교 제자인 유진의 재능에 반해 어쩔 수 없이 며칠 간 동거를 하는 과정이 벌어진다. 영화에선 이 동거 과정이 기상천외하게 그려진다. 이성애자인 과 동성애자인 유진이 만들어 내는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 장면들은 정말 무진성 배우가 굉장히 잘 만들어 줬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에요. 정말 그 친구가 너무 준비를 완벽하게 해왔었어요. 얼마나 배역에 몰입했는지 그냥 유진이었어요(웃음). 전 특별한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죠. 그냥 리액션 정도만 하면 됐으니. 사실 그 친구가 영화가 처음이라 굉장히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조차 멋지고 예뻐 보였어요. 그 긴장을 풀려고 저와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저도 많은 자극 받았죠.”
 
류승룡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여러 장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가장 발군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면은 코미디. 그가 출연한 작품 중 1000만 영화는 무려 4편이다. 2012광해, 왕이 된 남자’, 2013‘7번 방의 선물’, 2014명량’, 그리고 2019극한직업이다. 이 가운데 코미디가 포함된 장르만 무려 3편이다. 류승룡의 존재감은 이들 작품 속에서 넘사벽이었다.
 
배우 류승룡. 사진/NEW
 
제 기질이 좀 그런 것 같아요. 충청도 출신인데, 집에 고모들부터 사촌들까지. 시치미 뚝 떼고 웃기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요. 뭔가 유연함이 주는 웃음의 힘도 있는 것 같고요. 예전에 코미디 정말 잘하는 장진 감독하고 10편을 넘게 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죠. 그리고 난타를 하면서 몸으로 웃기는 것에 대한 훈련도 됐었고. 제 웃음을 좋아해 주시니 그저 너무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에요.”
 
장르만 로맨스는 상업 영화가 표현하는 단순한 코미디로만 볼 수도 없을 듯하다. 관계에 대한 메시지가 깊게 담겨 있고, 관계의 매개체가 되는 사랑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배우들이 만들고 감독이 조율하는 이 영화 얘기에 그저 쉽게 소화하고 소비할 만한 주제 이상은 분명히 담겨 있다. 그렇다고 무게가 큰 주제는 아니다. 물론 그 안에서 한 번쯤은 생각을 해보고 되돌아 볼 만한 주제일 듯하다.
 
배우 류승룡. 사진/NEW
 
그런 것 같아요. 우리 모두 관계 안에서 상처 받고 또 갈등도 생기고. ‘장르만 로맨스안에서도 모두가 그렇잖아요. 그런데 또 그런 상처와 갈등 속에서 모두가 또 치유를 받고 성장도 하고. 우리 영화가 그런 걸 얘기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관계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있는 기회는 나이가 많던 적던 모두에게 같은 것 같아요. 좋은 방향은 한쪽으로만 향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봐요. 소통해야 하는 것, 그런 걸 이 영화가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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