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임대차법의 후폭풍은 전세를 넘어 월세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월세가격마저 연일 뛰고 있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월세로 내몰리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시장이 안정을 찾지 않으면 월세시장의 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의 월간 월세가격지수는 8월 대비 0.27% 뛰었다. 8월에는 7월 대비 0.03% 올랐는데 오름폭이 급격히 커졌다.
지난달 상승률은 한국부동산원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이기도 하다. 한국부동산원은 월세가격지수를 지난 2015년 6월부터 공개하고 있는데, 여태껏 월세가격지수 변동률이 0.27%를 넘은 적은 없었다.
준월세가격지수도 지난 9월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다. 준월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9% 올랐다. 전월인 8월의 상승률 0.11%보다 상승세가 강해졌다. 준월세가격지수도 9월 변동률이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오름세도 지난해 9월부터 1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준전세가격지수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의 준전세가격지수는 전월과 비교해 0.38% 올랐다. 이 지수는 지난해 6월부터 오름폭이 확대됐다가 축소되기를 반복했는데, 지난해 6월부터 1년 넘게 꾸준히 오르는 중이다.
월세 거래는 보증금 규모에 따라 세 유형으로 구분된다.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경우에는 월세로 분류한다.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 구간일 때에는 준월세로 분류한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하는 거래는 준전세다. 서울에서 세 유형의 월세 모두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월세 시장이 그야말로 불장인 양상이다.
서울의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유형의 거래도 증가하는 모습을 띤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결과 올해 1월부터 이달 2일까지 거래된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4만5917건이다. 이중 전세거래가 9만2908건으로 63.6%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월세였는데, 18.7%에 해당하는 2만7332건이 준월세였고 16.5%인 2만4168건은 준전세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세 비중은 줄고 월세는 늘었다. 지난해 연간 아파트 임대차 거래는 19만4731건이었다. 전세는 13만4251건으로 68.9%였고 준월세는 16.9%, 준전세는 13.2%를 기록했다.
월세 매물 정보가 붙은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세 비중이 감소하는 양상은 임대차법이 시행된 8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는 4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서 전세 비중이 70%를 넘었다. 그러나 임대차법이 적용된 8월부터는 60%대로 주저앉았다. 이러한 추이는 줄곧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월셋값 상승이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의 불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그간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시장에 머무르는 수요가 많아지게 됐는데, 임대차법으로 전셋값마저 오르며 자금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월세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KB리브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1638만원으로, 1월 10억6107만원에서 1억5531만원 올랐다.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 동안 1억3973만원 상승했는데, 올해 들어 오른 금액의 규모가 더 커졌다.
전세가격도 증가액수가 올해 더 늘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올해 1월 5억8827만원에서 6억5719만원으로 6892만원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 동안 5881만원 올랐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가격이 상승하다 보니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는 이들이 많아졌고, 전세가격도 오르면서 월세로 흘러드는 수요자도 늘었다”라며 “월세가격 상승은 결국 정책 실패의 영향”이라고 비판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도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대체재인 월세가 오른다”라고 설명했다.
월셋값 상승이 전세시장의 불안에 따른 것인 만큼, 전세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면 이 같은 양상인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준석 동국대 교수는 “전세가격 상승과 더불어 종합부동산세 증가로 인한 세부담 전가가 월세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라며 “전세 공급과 세 부담 완화가 되지 않으면 월세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부장은 “임대차법 시행 이후 진행된 2+2 계약이 내년 8월 이후 끝나면 신규 계약건이 나올텐데, 이 때 전세가격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라며 “월세가격도 상승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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