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독식에 흔들리는 웹툰시장)①당사자 빠진 카카오엔터 상생안…"협상테이블부터 마련해야"
상생안 발표에 웹툰작가들 아쉬움 표출
"실무 당사자와 직접 논의할 수 있어야"
"제도적 보호방안 시급…CP 전수조사 구체적 내용 지켜봐야"
입력 : 2021-10-28 06:00:00 수정 : 2021-10-28 06:00:00
2000년대 초반 무료 만화 서비스로 출발한 웹툰시장은 현재 1조원대 규모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웹툰의 성장에도 작가의 수익은 20년이 흐른 지금까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시장이 매년 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정작 작가들의 수익이 늘지 않는 이유는 플랫폼의 이중 구조 때문이다. 불공정 계약·수익배분 등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해달라는 작가들의 요구는 수년전부터 이어졌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올해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중심으로 다시 수면위에 떠올랐다. 특히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 움직임은 웹툰 작가 생태계까지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의 웹툰 생태계 독식에 따른 폐해를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중요한 것은 작가들과 직접 대화를 나눠야한다는 것입니다."
 
불공정 계약으로 질타를 받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상생안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다수의 웹툰작가들은 아쉬움과 불만을 표현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지회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웹툰작가 하이가 웹툰플랫폼과 에이전시(출판사)의 과도한 수수료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상생안을 내놓은 직접적 계기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웹툰 및 웹소설 콘텐츠공급자(CP)등의 불공정 계약과 수익배분 논란이다. 
 
개선안에는 △선투자 작품 기준 이밴트캐시 정산분 최소 5% 이상 보장하는 방안 △작가들이 정산 현황을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정산 시스템 구축 △'기다리면 무료'(기다무) 수혜작 확대 △저소득 청년작가 중 신진작가를 선발·육성 등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페이지 실질 정산율(사용자가 실제 결제한 금액기준의 정산비율)을 공개하며 창작자의 수익이 적지 않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페이지의 올해(1월~8월) 선투자 작품 누적 정산율 집계에 따르면 실제 콘텐츠 결제분 55%와 이벤트 캐시 등의 정산분 14%를 합쳐 총 69%의 수익이 콘텐츠 제공자에게 배분됐다.
 
카카오가 발표한 작가 생태계 1차 개선안.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그러나 카카오의 상생안 발표에도 작가들은 보여주식 상생안에 그친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질 정산율 비율이 개별 작가마다 차이가 많이 나는데 정작 당사자인 작가들과 직접 상생과 관련해 협의 테이블을 마련하겠다는 조치는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가 발표한 1차 상생안이 지속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도 짙어지는 상황이다.
 
하신아 웹툰작가노조 사무국장은 "부당계약에 대한 계약서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2차 판권 문제, 저작권을 쪼개는 문제 등 플랫폼 업체들의 수단은 진화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생안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 (정부와 카카오에) 수년전부터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해야한다고 반복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이제야 겨우 생상안을 내놓은 정도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실무자들간 만나는 테이블 없이 불공정 계약구조를 어떻게 고치고 협상하겠는가"라며 "노동자로서 인정해주고 교섭을 마련해주는 등 여론이 반짝할 때만 관심가질 게 아니라 현장에서 어려움에 처한 당사자들과 직접 상생 테이블을 마련해 개선점을 의논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웹툰·웹소설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규제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불공정한 플랫폼 유통구조를 지적한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디콘지회) 역시 당사자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리 전국여성노조 조직국장은 이번 국정감사에 출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에 대해 "카카오 플랫폼을 위해 일하고 있는 작가들의 노동실태를 잘 아는 태도를 보여준 건 아니었다"면서 "CP(콘텐츠 공급자)사를 전수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전수조사를 해서 과연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이며,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이 같은 문제는 카카오만 개선될 문제가 아닌 다른 플랫폼이나 에이전시들도 다같이 움직여야한다"면서 "법·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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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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