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내달 1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가 '대장동 싸움판'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놓고 여야 간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이재명 게이트'냐 '국민의힘 게이트'냐, 진상 규명에 따라 대선 구도가 달라질 수 있어 여야는 사활을 걸고 '대장동 전선'에 임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도 정쟁이 국감장을 주름잡으면서 정책과 민생 중심의 국감은 뒷전으로 밀릴 것이 확실시된다.
30일 여야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대장동 특혜 의혹 관련 국정감사 증인·참고인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요구한 명단은 총 46명이다. 정무위원회 36명, 국토교통위원회 18명, 행정안전위원회 30명, 법제사법위원회 17명을 신청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전원 채택이 불발됐다.
국민의힘이 제출한 명단에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비롯해 윤정수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법조팀장, 최기원 SK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고재환 성남의뜰 대표,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이한성 화천대유 사내이사 등 모두 대장동 관련자들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대장동 관련한 증인과 참고인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정무위는 국정감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증인과 참고인의 국감 출석요구 건으로 이미 강하게 부딪혔다. 정무위는 지난 29일에 이어 이날에도 증인 채택 관련 여야 간사 협의를 진행했지만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법사위 역시 민주당은 "2015년 이후 법사위에서 증인채택은 없었다"라며 난색을 보여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내달 5일 열리는 행안위의 경찰청 국정감사와 내달 19일 예정된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 역시 '대장동 국정감사'가 될 공산이 크다. 대장동 관련 증인을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이 금융정보분석원의 첩보를 받고도 빠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야당은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18일 행안위의 경기도 국정감사와 20일 국토위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대장동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피감기관장이기 때문에 경기지사직에서 사퇴하지 않는 한 해당 국감 출석을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이 적극 엄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악의 경우 파행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경기도통합공무원노동조합은 "대선을 앞두고 하는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는 자칫 대선 이슈화, 쟁점화로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것"이라며 "경기도정의 정책 감사가 아닌 대선 이슈 위주의 '한 건 하기식' 감사 우려가 크다"고 국정감사 거부 시위를 진행 중이다.
여야 간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을 향해 "대장동 이재명 게이트 의혹을 속도감 있게 풀어나갈 수 있게 증인과 참고인 채택 거부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감 종합상황실 현판식을 열고 "야당은 대선을 앞두고 허위 폭로, 막장 국감을 하려 하고 무차별 정쟁 국감을 하는 구태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쟁보다는 민생, 과거보다는 미래로 나아가는 국감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합 상황실 현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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