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자신을 둘러싼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관련해 "정치공작", "괴문서"라는 표현까지 쓰며 강하게 반발했다. 심지어 "나를 국회에 불러 달라"며 정면돌파 의지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윤 후보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격앙된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선 윤 후보는 이번 사태를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다. 그는 "번번이 공작과 선동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해서 되겠느냐"며 "한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여러분 앞에 섰다"고 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저를 국회로 불러 달라. 당당하게 제 입장을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 자신의 출석을 요구할 경우 기꺼이 응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당과는 별도로 캠프 차원의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도 출범시키며 조직적인 대응 체제 마련에 나섰다. 특위를 이끌 위원장은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김홍일 변호사가, 간사는 검찰 출신의 주광덕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맡았다.
그간 윤 후보는 지난 2일 관련 의혹이 <뉴스버스>를 통해 처음으로 제기된 이후 기자들과의 약식 질의응답을 통해 짧게나마 해당 의혹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키맨으로 지목되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계속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해당 의혹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여기에 지지율마저 정체, 홍준표 후보에 일부 역전까지 허용해야 했다.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대권이 멀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정면돌파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윤 후보의 공세 전환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선이 진행되는 시기에 악재가 터져 윤 후보에게 정말 안 좋은 상황"이라며 "윤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대선 주자가 된 다음에 문제가 터졌다면 국민의힘이 총체적으로 방어에 나설 수 있을 텐데, 지금은 당 안팎에서 공세가 들어오는 시점이어서 방어가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의혹에 대해 현재까지 모든 내용이 안개 속에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해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개 속에서 정면돌파를 하면 어떻게 되겠나. 앞이 낭떠러지면 추락할 수 있고 벽에 부딪힐 수도 있다"며 "득보다는 실이 훨씬 더 많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본인이 직접 나서 상황을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읽히는데, 사법적으로 명확하게 정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 안팎에서 집중 공세를 하고 있어 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