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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싱크홀’ 차승원에게 자연스러움이란…
누구도 안 한 것 시도할 때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배우 되고 싶어
2021-08-21 00:00:00 2021-08-21 00: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는 자신 안의 숨겨진 인물을 찾아내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화한다. 하지만 때로는 어울리지 않은 옷을 걸쳐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자신 안에 없는 부분을 꺼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인위적인 연기가 되기도 한다. 배우 차승원은 최근 자연스러운 연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고 했다. 과거 자신의 연기를 돌아보며 너무 인위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영화 싱크홀서울 입성과 함께 11 만에 마련의 꿈을 이룬 가장 동원(김성균 ) 자가 취득을 기념해 직장 동료들을 집들이에 초대하지만 순식간에 빌라 전체가 속으로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차승원은 동원과 같은 빌라에서 월세로 살고 있는 만수 역할을 맡았다.
 
차승원은 자신이 연기한 만수를 연기할 때 '이러한 캐릭터다'라고 정하기 보다는 왠지 그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단다. 만수는 홀로 아들 하나를 키우고 빌라에서 월세로 살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직업도 여러 개다. 과거를 알 수 없지만 현재의 삶을 모질게, 그리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차승원은 만수를 연기함에 앞서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열심히 사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주변에서 그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삶을 열심히 사는 사람. 이런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 만수가 주변 사람들에게 으르렁거릴 때가 있다. 시비도 걸기도 한다. 하지만 그리 성품이 나쁘지 않은 사람이다고 했다. 늘 화가 차 있는 만수의 모습에 대해서 대리 운전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서 부딪히다 보니 기본적으로 화가 많은 사람이라고 설명을 했다. 이처럼 차승원은 자신이 연기한 만수를 두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했다.
 
만수는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다. 가난하게 아들을 키우는 탓에 늘 미안한 아버지와 사춘기를 겪으며 툴툴거리지만 그래도 아버지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을 표현 못하는 아들이다. 차승원은 이런 만수에 대해 보편적인 아빠라고 정의했다. 그는 자식한테 못해줘서 모든 게 미안하고 잘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한 그런 아빠라며 진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아빠의 모습이다. 나한테도 그런 모습이 있고 그런 부분을 가져다 연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싱크홀 차승원 인터뷰. 사진/YG엔터테인먼트
 
싱크홀은 거대 세트장에서 촬영이 돼 주목을 받았다. 마치 마을 하나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거대 세트장이 영화의 사실감을 높였다. 차승원은 자신도 거대 세트장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했다. 그는 실제 있는 동네를 세트로 만들었다. 심지어 차가 지나갈 수 있는 세트였다세트 안에서 운전을 하니까 희한했다고 밝혔다. 또한 재난 상황에 맞춰 1차 침하, 2차 침하를 분리해서 세트를 지었다. 그런 디테일까지 챙겼다는 점이 대단했다고 감탄했다.
 
만수는 빌라가 싱크홀로 빠지면서 흙더미에 묻히기도 하고 진흙더미에 빠져 죽을 위기를 겪기도 한다. 이를 연기한 차승원은 흙으로 얼굴을 덮을 때 공포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얼굴에 흙을 덮었는데 공포스러웠다. 진흙더미에 빠졌는데 실제로 코에서 나무조각이 나오기도 했다고 촬영 중 고생스러웠던 부분을 언급했다.
 
무엇보다 차승원은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상상하면서 연기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재난 영화의 특징으로 소리를 많이 질러야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감독님에게 뭐라고 했다. ‘소리를 그만 지를 수 없냐고 하기도 했다한 장면도 그냥 간 적이 없다. 뭘 해도 소리를 질러야 한다고 즉흥적으로 영화 속 장면을 재연해 보였다. 그러면서 힘들었다. 에너지가 엄청나게 들었다고 했다.
 
싱크홀 차승원 인터뷰. 사진/YG엔터테인먼트
 
차승원은 좋은 현장에 대해 영화가 끝나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차승원은 좋은 현장인 경우 영화가 끝이 나도 서로 연락을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연락을 아예 안 하게 된다고. 그러면서 차승원은 좋은 현장이 되기 위해서 주관적이긴 하지만 일단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서로 피해를 안 줘야 하다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약속이 지켜지는 것이 좋은 현장이다. 그래야 현장에서 사건, 사고가 없이 매끄럽게 촬영이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차승원은 함께 연기를 한 후배 배우들과 맥주를 마시며 소통을 했다. 이를 다른 배우들이 인터뷰를 통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차승원은 자신이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가야 자신도 편하게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 친구들이 심성이 고왔기 때문에 다가간 거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차승원을 비롯해 김성균, 김혜준, 이광수는 싱크홀에서 코믹한 연기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더구나 다양한 코미디 장르를 소화했던 차승원은 각자 다른 색깔이 있다. 세 사람의 색 안에서 잘 연기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누구 하나 처지는 캐릭터가 없지 않나. 이게 각자 잘했다는 반증이다고 했다.
 
코미디 연기에 대해 차승원은 사실 코미디 영화를 할 때는 코미디 연기를 하면 안 된다. 오히려 다른 장르의 영화에서 코미디 연기를 하면 괜찮다나는 그렇다. 코미디 영화에서 코미디 연기를 하면 고착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차승원은 연기할 때 어찌 보면 내 안에 없는 걸 써야 할 때가 있다. 인위적으로 쓸 때가 있다그게 별로 안 좋더라. 굳이 그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될 걸 인위적으로 표현하니까 과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러운 연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제일 좋은 연기는 나를 나답게 100%로 표현하는 것이다늘 그렇게 연기를 하려고 생각하는데 잘 안 된다. 지금도 그런 과정인 것 같다고 연기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차승원은 자신을 자주 들여다 본다고 했다. 그는 고민을 많이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런 상황에 어떻게 생각할까고민을 한다나이가 들면서 더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승원은 될 수 있는 한 특별히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는 사람. 그것이면 좋겠다고 했다.
 
끝으로 차승원은 자신의 좀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무언가 혼재되어 있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누구도 안 한 것을 시도할 때 이를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싱크홀 차승원 인터뷰. 사진/YG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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