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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배달앱, 친환경 정책 나섰지만…다회용기 사용은 '거북이 걸음'
배민, 배달3사중 친환경 정책에 적극적
요기요, 쿠팡이츠도 일회용 식기사용 줄이기 캠페인 동참
업계 노력 불구, 환경단체는 "생색내기 불과" 지적…"다회용기가 근본 해결책" 강조
2021-08-04 16:46:16 2021-08-05 09:35:29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용기 쓰레기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요 배달앱들이 친환경 정책에 적극 나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배달앱들의 친환경 정책은 생색내기식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일회용품 사용 자체를 줄이는 다회용기 도입만이 근본 해결방안이라며 배달앱들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경기도 공공배달앱이 먼저 다회용기 도입에 나선 가운데 배달앱들은 다회용기 사용에 대해선 비용문제로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배달된 음식이 일회용품 용기에 담겨있는 모습. 사진/이선율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음식포장·배달이 늘면서 각종 플라스틱 용기 등 생활쓰레기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배달앱들도 친환경 정책 추진에 나서고 있다. 배달앱 3사중에서는 배달의민족이 친환경정책에 일찌감치 나서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9년 4월 '일회용 수저포크 사용을 줄이기 기능을 가장 먼저 도입해 추진했다. 그 결과 올해 3월말 기준 누적 1160만명이 참여해 식당업주의 일회용품 구입비용 242억원을 아꼈고, 폐기물 수거 비용 69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냈다고 배민 측은 전했다. 
 
배민상회에서 판매하고 있는 친환경 포장 용기. 사진/우아한형제들
 
또 최근엔 앱 내 '배민그린'이라는 메뉴를 만들고 일회용 수저와 포크를 사용하지 않도록 소비자 인식 개선에 나서는 한편 친환경 포장재와 제품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배민이 운영하는 B마트에서는 '지구를 생각하는 B마트 포장재'를 내걸고 비닐뽁뽁이(에어캡) 대신 종이 완충재를 사용하고, 분리 배출이 쉽도록 보냉팩 은박 코팅을 제거했으며 물로 채워진 아이스팩,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비닐봉투 사용 등 서비스 곳곳에 친환경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사 유튜브를 통해 '분리배출 다이어리'라는 제목의 연재 콘텐츠를 올리는 등의 소비자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엔 국회, 지방자치단체, 스타트업과 협업해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용기 자원순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근 아산시 지역 내에서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일회용기 폐플라스틱(PP) 회수 로봇생산·연구·설치비 지원을 맡는다. 배달용기를 다시 회수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추진이라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재활용 수거장에 버려진 플라스틱 용기들. 사진/이선율 기자.
 
이러한 흐름에 올해 6월부터는 요기요와 쿠팡이츠도 동참하고 있다. 이들 3사는 합동으로 '일회용 수저포크 안 받기'를 기본값으로 설정해 추진 중이다. 외식업 사장님들을 위한 종합 식자재 서비스 '배민상회'에서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배달용기를 개발하거나, 생분해되는 포장용품을 제작·공급하고 있다.
 
요기요는 앱 내 수저포크 안받기 외에 일회용품과 반찬류 제공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이외에 임직원 대상 그린히어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또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상생 쇼핑몰인 알뜰쇼핑을 통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친환경 제품 판매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턴 파트너사와 함께 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을 하는 활동인 자원순환 문화 조성 캠페인 등을 병행하고 있다.
 
다회용기 사용에 나선 곳도 있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지난 7월부터 배달앱 최초로 화성시 동탄 지역에서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업계에선 비용과 위생 문제 등의 부담이 커 꺼리는 실정이다. 
 
다회용 배달·포장 음식용기 사용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식 모습. 사진/경기도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다회용기 사용은 음식을 만드는 식당 사장님들의 의지가 전적으로 중요한데, 다회용기를 쓰면 배달비가 2배로 들 뿐 아니라, 위생적으로 거부감을 보이는 소비자들이 많아 추진이 쉽지 않다"면서 "다회용기가 도입되고 확산되려면 식당, 소비자, 배달원들도 모두 동참할 수 있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기요 관계자 역시 "회수 비용과 다회용기를 적재할 공간 마련 등 여러모로 현실적 제약이 많다"면서 "실효성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이 시급하며 환경부 정책이 변경되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과 환경단체에서는 일회용 배달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회용기 서비스 제공이 우선되야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배달앱이 선제적으로 이에 협조하는 한편, 환경부도 이를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 다회용기 사용을 독려해야 한다는 대안책을 내놓았다. 
 
이성원 중소상인자영업자 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수거 부담이 크다는 게 (다회용기 서비스) 추진이 안 되는 이유"라며 "신선식품 포장 등 과도한 배달쓰레기 발생이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로부터 환경세를 거둬 공공에서 (다회용기를) 수거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언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데 있어 비용과 시간의 부담이 크다고 추진이 어렵다고 얘기하는 것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말"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재활용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쓰레기 선별장에서 재활용되는 비율이 50%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 50%는 소각·매립된다"면서 "2018년 폐비닐 수거 대란사태와 같이 쓰레기를 매립할 부지가 부족한 점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결국 일회용품 사용을 자체적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지 않으면 근본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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