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AI'로 은행창구 대신할 모바일뱅킹 구현
AI 도입해 모바일뱅킹 부족한 마케팅 속성 보완…빠른 고객 이해로 업무효율성 개선
2021-07-11 12:00:00 2021-07-12 07:19:37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창구 업무에 준하는 마케팅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초개인화한 전화상담 시스템 도입을 서두른다. 모바일 뱅킹만으로는 고객에게 자사의 전략 상품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는 판단에 더해 상담 업무의 효율화라는 복합적인 전략이 담겼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이르면 연말쯤 도입을 목표로 최근 고객센터 상담지원 인공지능(AI) 구축을 위한 실시간 음성인식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고객과 직원의 음성을 문자로 바꿔 AI가 고객의 의도를 분석하고 필요한 상담지식을 자동으로 찾아서 제공하는 시스템을 목표로 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객센터 업무 혁신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처리가능 업무를 확대하고, 신입직원이 빠른 시간 업무에 능숙해질 수 있도록 하려는 변화"라면서 "AI 상담 시대를 대비해 기업별 맞춤형 AI개발을 위한 데이터 수집·분석·활용으로도 삼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4월부터 'AI 상담 통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예적금 만기 △대출 연체 △각종 사고 신고 등 업무에 답변을 제공하면서 상담이 필요할 경우 상담직원에게 연결하는 형태다. 앞서 우리은행은 1월부터 '고객 행동기반 초개인화 마케팅 AI 모델'을 적용하기도 했는데, AI분석을 통해 추천한 상품을 전화나 메시지로 권유시 즉시 가입한 고객이 기존보다 네 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AI상담사 '쏠리'를 도입했다. 은행이 2월 기준 고객에게 전화해야 하는 아웃바운드 업무의 95%, 54개 종류의 은행콜 상황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신규 계좌 발급, 재발급 업무과 같은 분야는 물론 대출, 외환 등 고난도 전문 영역으로 학습량을 늘릴 계획이다. 음성으로 이체가 가능한 AI-ARS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이 전화상담 고도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상담 시간 단축이라는 업무 효율성 제고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무엇보다 모바일 뱅킹으로는 고객과의 접점 형성이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모바일뱅킹은 고객 스스로가 필요에 맞는 상품을 찾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음성상담은 과거 창구에서 고객과 대면하는 것과 같이 즉각적으로 고객 필요를 반영할 여지가 있다. 이어지는 질문을 통해 고객 니즈는 구체화되고, 판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마이데이터 시대를 대비한 데이터 확보도 장점이다. 앱 사용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고객 패턴이나 성향이 전화상담을 통해 쌓이면서 고객 중심의 상품 개발이 가능해진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해 관련 분야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 다만 서비스를 개발·제공할 때 윤리원칙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 8일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은행들이 창구 업무에 준하는 마케팅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초개인화한 전화상담 시스템을 구축하는 가운데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신한은행 콜센터 모습. 사진/신한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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