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풍경)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70년 만에 한국 땅
입력 : 2021-06-18 15:38:31 수정 : 2021-06-18 15:38:31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강철 기계로 무장한 군인들이 총구를 들이댑니다. 앞에는 떨고 있는 여자들과 아이들. 한국전쟁 발발 6개월이 지난 1951년 1월. 피카소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 '한국에서의 학살(Massacre en Corée)'을 완성합니다. 폭 2m에 달하는 작품은 '게르니카(Guernica)', '시체구덩이(Le Charnier)'와 더불어 피카소 반전예술 3대 걸작으로 꼽힙니다.
 
전쟁의 참혹성을 고발한 '한국에서의 학살'이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작품이 발표된 지 70년 만입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이 작품을 비롯해 피카소 작품을 한데 모은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인투 더 미스(Into the Myth)’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지원 비채아트뮤지엄 홍보팀장] "이번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에서는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의 걸작 110점을 선보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피카소의 유화작품 뿐 아니라 조각, 세라믹, 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소개됩니다. 20세기 거장이었던 피카소의 다양한 면모를 이번 전시를 통해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작품도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한국에서의 학살입니다. 제작된 지 7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게 된 작품은 전쟁의 참혹성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피카소의 휴머니즘적인 면모와 사회참여적인 면모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피카소는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입체파 회화의 거장입니다. 생전 3만여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회화, 동판화, 조각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피카소의 유명한 화풍은 입체주의. 2차원에 3차원을 담는 획기적인 시도입니다. 원근법, 명암법이 아닌 기하학적으로 대상을 환원합니다. 이번 피카소 전은 20대 청년시절부터 예술적 작업이 왕성했던 80대 만년의 작품까지 망라합니다. 바로셀로나에서 시작된 고독의 '청색시대'를 시작으로, 미술사 혁명을 일으킨 입체주의에 이르기까지 연대기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총 110여 작품 가격(평가액)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역대 전시 가운데 최고 수준입니다.
 
[이지원 비채아트뮤지엄 홍보팀장] "이번 전시는 연대기적으로 작품을 소개하고 있으며 총 7가지 섹션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사실 피카소는 유명하지만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예술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연대기적인 구성을 통해서 19살이었던 청년 피카소가 어떻게 입체주의(큐비즘)를 발전시켰는지, 언제 고전주의와 초현실주의에 발을 담그게 됐는지, 피카소 70년 예술세계가 어떻게 변모했는지 체계적으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피카소의 다양한 면모를 조금 더 쉽고 심도있게 관람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한국에서의 학살'은 피카소가 1950년 6월25일 발발한 한국전쟁과 그 해 7월 소련의 원자폭탄 개발을 보고 반전 평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그린 작품입니다. 6.25 발발 직후 작품을 구상해 이듬해인 1951년 1월 작품을 완성했고 그해 5월 파리 살롱 드 마이(Salon de Mai)에서 발표했습니다.
 
전시장에서는 피카소의 다양한 화풍도 엿볼 수 있습니다. 섹션 3의 볼라르 연작은 1930년에서 1937년까지 제작된 100점의 판화로 피카소 판화 중 가장 규모가 큰 작업들입니다. 뛰어난 데생 실력과 상상력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섹션4에서는 지중해 연안 작은 마을 발로리스에서 펼친 도자기 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고, 섹션5에서는 피카소가 사랑한 총 7명의 연인들, 그들을 통해 발전한 피카소의 예술 세계를 조명합니다.
 
[이지원 비채아트뮤지엄 홍보팀장] "코로나로 인해 외부인과 만나지 않는 언택트 시대가 계속되고 있지만, 피카소의 휴머니즘과 다양한 장르의 많은 작품들을 보며 소통했으면 합니다. 특히 이번 전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서의 학살에 담긴, 사회와 휴머니즘적 메시지를 관람객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작품에서 풍기는 피카소의 휴머니즘적 면모와 따뜻한 색감이 코로나로 지친 관객들을 감쌉니다. 5월1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는 오는 8월29일까지 계속됩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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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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