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강남보다 노원·강서 아파트 더 샀다
노원구 가장 많이 매수...강서구, 구로구 등 외곽에 몰려
중저가 많은 외곽, 경기·인천 실수요 유입…'불패 강남' 여전
2021-05-24 15:00:00 2021-05-24 15:00:00
서울 송파구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에서 아파트를 산 외지인 중 절반은 외곽지역과 강남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 4구 보다 노원구 아파트를 더 많이 샀다. 
 
외곽에는 서울 진입을 희망하는 인천·경기 거주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아파트를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에서는 시세차익 기대감이 높은 아파트로 투자자금이 흘러드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입자 거주지 자료를 24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외지인 매매거래는 3352건을 기록했다. 
 
이중 가장 많은 외지인 거래가 있던 곳은 서울 외곽 지역인 노원구였다. 노원구에선 이 기간 325건의 외지인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이외에 서울 외곽에 위치하는 강서구와 구로구는 231건, 224건을 올렸고 도봉구에선 142건의 외지인 거래가 있었다.
 
서울 외곽 외에 강남4구에도 외지인 거래가 다수 있었다. 강남4구 중에선 송파구에서 외지인 매매 거래가 가장 많았다. 송파구는 199건으로 나타났고 강남구는 196건의 외지인 거래가 있었다. 이외에 서초구 173건, 강동구 144건으로 확인됐다. 
 
올해 1분기 서울 외곽과 강남4구 등 이들 8개 자치구에서 이뤄진 외지인 거래만 1634건이다. 서울의 총 외지인 거래 중 48.7%에 해당한다. 서울 아파트를 산 외지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서울 외곽과 강남 지역에 쏠린 것이다. 
 
외지인의 성향은 외곽과 강남권에 따라 다른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의 경우 인천·경기 지역의 실수요자들이 다수 흘러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든 자치구가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9억원을 넘을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20%이지만, 9억원 미만은 40%가 가능하다. 중저가 아파트의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만큼,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들 관심이 높다.
 
서울 집값의 상승이 이어지는 점도 외지인의 서울 외곽 진입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하는 서울 아파트의 주간매매가격지수는 이달 3주차(17일 기준) 들어 전 주 대비 0.1% 올랐다. 특히 노원구는 0.21% 뛰어 서울에서 오름폭이 가장 컸고, 도봉구도 0.13% 상승했다. 
 
서울 집값의 이 같은 오름세는 지난해 6월2주차(8일 기준)부터 한 주도 쉬지 않고 계속되는 중이다. 서울 집값의 상승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서울을 벗어나려는 수요자들도 있지만, 반대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더 뛰기 전에 진입하려는 이들도 수요층으로 받쳐주는 상황이다.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 일대는 실거주 수요 외에 투자 성격을 지닌 외지인들의 유입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10억원대를 넘어 20억원 이상의 아파트도 숱한 이 지역은 대출규제가 강해지거나 주담대가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규모 현금 동원이 가능한 이들이 진입하는 시장이다.
 
‘강남불패’의 신화가 깔려있기 때문에 시세차익 기대감도 높다. 다주택자 대상 규제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세금 부담을 덜고 규제를 피하려는 현금 부자 집주인들이 몰릴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강남4구는 전국의 모든 이들이 지켜보는 시장”이라며 “강남 생활권을 공유하는 경기 남부 신도시의 실수요자들이 집을 팔고 강남에 유입하는 것과 더불어, 지방에선 여러 채의 집을 정리하고 강남 집 하나를 사는 이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지인들이 서울 수요를 받쳐주면서, 국지적인 집값 상승에서 나아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불안 양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강남 지역과 외곽 집값이 오르면, 비교적 수요 유입이 덜해 오름세가 약했던 곳에서도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나며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뛸 수 있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특정 지역의 집값이 계속 오르면 자금이 물처럼 흐르면서 지역간 집값의 차이를 메우려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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