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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중금리 대폭 내리고 고신용자 한도 반토막
2021-05-12 13:32:54 2021-05-12 15:13:08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시 목표한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련 상품 금리를 대폭 인하한다. 한정된 대출 재원에 따라 고신용자 신용대출 한도 폭은 직전대비 최대 절반 이하로 줄일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12일 자체 신용 기반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의 금리 하단을 최대 1.2%p 인하한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연 5.7%~8.2%였던 금리는 이날부터 연 4.5%~8.2%로 조정된다. 이 상품은 고객이 따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구분돼 있지는 않지만, 대출 신청 시 고객 요건과 신용 상황에 따라 추천하는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앱 내에서 제공하는 신용점수 기준 820점 이하 고객이 대상으로, 구체적으론 가산금리 하단이 인하되는 것이기에 해당 신용군 전체가 혜택을 보는 셈"이라면서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정책은 올 들어 세 번째다. 2월에는 금리를 최대 0.60%p 낮췄으며, 3월에는 대출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자체 중·저신용자 대출(사잇돌대출을 제외)이 빠르게 불어나, 올 4월말까지 관련 대출 공급액은 1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567억원보다 108% 순증했다.
 
대출을 위한 재원이 한정된 만큼 고신용자 대출은 힘을 뺀다. 고신용자를 대상 일반 신용대출 상품의 최고 한도는 이날부터 건당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줄인다. 중·저신용자 대출 한도와 동일하다. 마이너스 통장대출은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반토막냈다. 
 
카카오뱅크의 변화는 수익 개선과 함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출범 취지에 맞추려는 시도로 보인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도 지난 2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중·저신용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기존엔 은행이 대출 금리와 한도를 정해줬다면, 출시될 상품은 고객이 더 많은 한도를 위해 금리를 조금 높이는 것도 선택하게 하는 형태가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출범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5년차 들어서는 공적 역할에 대한 책임론이 커졌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은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 파일러'(Thin filer) 대출을 내포해 청년, 프리랜서와 같이 상대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고객에 대한 대출 확대를 의미한다. 직장인 등 고신용 대출에 치중하자 금융당국은 최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에 자체 중금리대출 상품 비중을 연 20%까지 확대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가 자체 중저신용자 상품의 대출 확대를 위한 금리 인하를 실시하는 가운데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 2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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