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생활법률)신체적 약자에 대한 ‘정서적 학대’의 의미
입력 : 2021-04-30 06:00:00 수정 : 2021-04-30 06:00:00
최근 양부모에 의해 사망한 이른바 ‘정인이 사건’을 통해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아동학대 통계에 따르면 학대 사례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신체학대는 물론이고 정서학대, 방임, 성학대까지 다양한 유형의 학대가 중복 발생하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정서적 학대는 피해 아동의 신체적 성장은 물론 정신적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체적 학대보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란,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5도13488 판결).
 
보육교사인 피고인이 강압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4세인 피해아동을 높이 78cm에 이르는 교구장 위에 약 40분 동안 앉혀놓는 행위를 한 것이 피해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대법원 2017도5769)가 있으며, 특정 아동에게는 과자가 남아있음에도 주지 않거나, 다른 아동들이 다 먹을 무렵에야 준 행위, 6살 원생이 앉아 있던 의자를 뒤로 잡아 빼 엉덩방아를 찧게 한 행위 등이 하급심 판결에 의해 정서적 학대행위로 인정받은 바 있다. 정서적 학대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 최근 판결의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아동과 같이 신체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정서적 학대도 문제되고 있다. 장애인 복지법 제2조 3항은 장애인 학대를 '장애인에 대하여 신체적·정신적·정서적·언어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경제적 착취,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같은 법 제59조의7 등은 장애인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는 피고인이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지적장애 3급인 피해자의 머리에 쇼핑백 끈 다발을 올려놓고 다른 장애인 근로자들이 피해자를 보고 웃게 하고 피해자의 사진을 찍고, 피해자에게 눈을 찌르고 우는 시늉을 하도록 지시를 한 행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은 피해자에 대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1도5769). 장애인 정서적 학대행위는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다. 특정 행위로 장애인의 정신건강을 해칠 위험이나 가능성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학대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학대라 여기지 않았던 행위들이 학대로 신고되는 건수가 늘고, 법원도 이를 적극적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의 인식변화를 엿볼 수 있다. 약자에 대한 학대는 어떠한 형태로든 용납하기 어렵다. 우리 모두가 감시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진우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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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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