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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용역 입찰 '담합 의혹'…상위 10개 업체 어디
무영·케이디 8건씩 최다…전관 영입해 로비 의혹도
2021-04-20 15:41:31 2021-04-20 16:46:05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에서 ‘LH 건설사업관리 용역 대부분 입찰담합 징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건설사업관리 용역 입찰에서 LH의 묵인 아래 업체간 담합이 있었다고 주장한 가운데, 입찰에 참여한 상위 10개 업체가 LH 용역 사업의 절반 이상을 쓸어 담았다. 이 중에는 LH 전관을 영입하거나, 해당 업체와 공동으로 참여해 LH 사업을 확보한 경우도 있었다.
 
20일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LH가 계약을 체결한 건설사업관리 용역 92건 중 53.3%에 해당하는 49건을 상위 10개 업체가 따냈다. 이들 업체가 체결한 금액은 약 2898억8000만원으로 전체 92건의 계약금액 4505억원 중 64.3%에 해당한다. 
 
상위 10개 업체 중 가장 많은 사업을 가져간 곳은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와 케이디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로 조사됐다. 이들은 각각 8건씩 계약했는데, 수주금액은 무영씨엠의 경우 약 536억7000만원이었고 케이디엔지니어링은 535억1000만원이었다.
 
그 다음 많은 사업을 확보한 곳은 목양종합건축사사무소로 나타났다. 이곳은 7건의 계약을 체결했고 479억원을 수주했다. 
 
이밖에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는 사업 6건을 확보해 231억원을 따냈고, 건축사사무소건원엔지니어링은 5건 약 271억6000만원을 수주했다. 
 
이외에 4건씩 가져간 토문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와 아이티엠코퍼레이션건축사사무소가 각각 305억5000만원, 237억1000만원의 사업을 확보했고, 종합건축사사무소동일건축이 3건 138억8000만원, 신성종합건축사사무소와 대성종합건축사사무소가 2건씩 94억5000만원, 69억4000만원을 따냈다.
 
이중에는 LH 전 직원을 영입한 곳도 있었다. 경실련 분석 결과 LH 전관을 영입한 목양은 123억원 규모의 인천검단 AA13-1BL 및 AA13-2BL 아파트 건설공사를 가져갔고, 케이디와 토문, 건원 등도 전관 영입업체였다. 무영은 전관을 영입한 업체와 공동으로 수주했는데, 양주옥정 A-1BL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과 파주운정3 A17BL 및 파주교하 A16BL 아파트 건설공사가 이에 포함됐다.
 
경실련은 개별 사업금액 상위 10개 사업 중 6개 사업을 LH 전관 영입업체가 주관업체로 수주했다며 전관 영입업체가 공동도급으로 참여한 개별 사업까지 포함하면 10개 중 9개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LH 전 직원을 통해 로비 활동을 벌였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장성현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간사는 “이번 조사 결과 LH 전관을 영입한 업체가 낙찰에 유리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LH는 담합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LH 관계자는 “경실련 입찰 담합 의혹은 사실이 아니고 경쟁입찰방식과 공정한 심사로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라며 “입찰 공고와 참여기회는 모든 업체에게 공정하게 주어지고 업체 자율에 따라 입찰 여부가 결정된다”라고 반박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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