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른 후판값…조선사들, 수주 늘어도 '씁쓸'
원자잿값 오르고 공급 줄어…건조 비용 늘어 수익성 개선 더딜 듯
입력 : 2021-04-09 05:41:19 수정 : 2021-04-09 05:41:19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철강사와 조선사의 후판 가격 협상이 톤(t)당 10만원 안팎 인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사들은 최근 몇 년간 조선업 부진을 고려해 후판 가격을 동결하거나 소폭 인하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큰 폭으로 후판 가격이 오르면서 조선사들은 수주 증가에도 수익성 개선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조선사들과의 후판 가격 협상을 최근 마무리했다. 현대제철(004020)의 경우 아직 완전히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 철판으로 선박을 만들 때 주로 쓰인다. 가격 협상은 국내 조선 3사의 경우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 두번에 걸쳐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가격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톤당 최소 10만원에서 최고 13만원 수준까지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보인다.
 
유통용 후판의 경우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오르고 세계적으로 공급은 줄면서 계속해서 가격이 올랐지만 조선용은 업황 부진을 이유로 최근 몇 년간 그대로였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철강사들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 포스코는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협상에서 최고 13~15만원 인상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크게 오르며 철강사들이 더욱 강하게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톤당 80~100달러 수준이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178달러까지 치솟았다. 약 1년간 두 배가량 급등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국내뿐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후판을 구매하는데 그쪽 가격도 올라 국내 철강사들의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사와 철강사의 후판 가격 협상이 톤(t)당 10만원 인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압연공정. 사진/뉴시스
 
중국의 감산으로 세계적으로 공급이 줄어든 것도 가격 인상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최근 철강사들에 감산을 지시해왔다. 철강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생산을 줄이자 올해 세계 철강 공급은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의 고로(용광로) 가동률 또한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로, 지난주의 경우 59.9%에 불과했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9%p 줄었다. 철강 주요 생산국인 중국이 주춤하면서 후판을 비롯해 열연, 냉연, 철근 등 철 주요 제품들의 가격은 올해 내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조선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인상 수준이 가파르다는 목소리도 크다. 올해 들어 선박 수주가 증가하긴 했지만 조선업 특성상 주문이 곧바로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이다. 조선사들은 선박을 주문받으면 발주처에 인도하기까지 약 2년여에 걸쳐 계약금을 나눠 받는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 3사의 올해 실적은 1~2년 전 수주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몇 년간 '수주 가뭄'이 이어지면서 올 1분기의 경우 조선사 대부분이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전년 동기보다 54% 감소한 563억원, 대우조선해양은 100% 감소한 1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며 삼성중공업은 작년에 이어 적자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는 늘었지만 후판값 인상으로 건조 비용이 커지며 수익성 개선은 더욱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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