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플랜 무산 쌍용차, 법정관리·구조조정 위기 고조
법원, 조만간 회생절차 개시여부 결정…2009년에는 2600여명 구조조정
입력 : 2021-04-05 13:39:31 수정 : 2021-04-05 13:39:31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쌍용자동차가 인수 후보자인 HAAH 오토모티브와 매각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10년만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위기에 처했다. 쌍용차(003620)가 생사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르면 오는 8일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원은 앞서 쌍용차에 지난달 31일까지 잠재적 투자자와의 투자의향서(LOI) 제출을 요구했지만 HAAH는 현재까지 쌍용차에 LOI를 보내지 않았다. 
 
HAAH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쌍용차가 추진하던 P플랜은 사실상 무산됐다. 쌍용차는 당초 HAAH가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1% 지분으로 대주주가 되는 내용 등을 담은 P플랜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었다. 
 
채무자회생법 49조1항을 보면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의 신청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이 개시를 결정하면 쌍용차는 2011년 3월 이후 10년만에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법정관리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쌍용차가 10년만에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쌍용차
 
이 경우 법원은 통상 3개월 정도 시간을 갖고 기업의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를 평가한다. 존속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면, 쌍용차에 회생계획안 제출을 요구하게 된다. 청산가치가 크다면 매각을 추진하거나 청산 절차를 진행한다.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선다면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2009년 쌍용차 법정관리 당시에도 전체 임직원의 36% 수준인 2600여명을 정리해고 한 바 있다. 
 
쌍용차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HAAH는 쌍용차 인수 시 납입해야 하는 37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과 관련, 재무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 등 국내 업체도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지만 인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 만약 쌍용차가 파산한다면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지면서 쌍용차 임직원 4800여명 등 2만명이 넘는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차의 부채가 탕감된다고 하더라도 매년 8000억원 규모의 운영비가 필요하다”면서 “정부에서 상당한 금액을 지원하지 않는 한 인수업체에서 이를 감당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지엠의 경우 산업은행이 2대 주주이기 때문에 자금지원의 명분이 있었지만 쌍용차 사례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현재 쌍용차의 경영 상황을 감안하면 2009년과 비슷한 규모의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HAAH는 사실상 쌍용차 인수에서 물러났고 에디슨모터스는 인수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쌍용차가 지금 위기를 넘기려면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이 필요한데 노사 간 합의를 이루기 어려우며, 전기차 등 미래차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회생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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