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부품 입찰에 짬짜미한 화승 R&A·DRB동일 등 824억 처벌
공정위, 12년에 걸친 장기간 차부품 담합 적발
화승 R&A·DRB동일·아이아·유일고무 덜미
경쟁 회피…낙찰예정·투찰가격 합의·실행
입력 : 2021-03-24 12:00:00 수정 : 2021-03-24 12: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실시한 자동차부품 구매 입찰에 짬짜미한 화승 R&A 등 자동차부품 제조사 4곳이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12년간 총 99건의 자동차부품 구매입찰에 나서면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화승 R&A·DRB동일·아이아·유일고무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824억3900만원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다.
 
위반 내용을 보면, 이들이 담합한 글래스런·웨더스트립 등 자동차부품 입찰 건수는 총 99건으로 2007년부터 2018년까지다. 해당 부품들은 자동차의 외부 소음, 빗물 등의 차내 유입을 차단하는 고무제품(유리창, 차문·차체 장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화승 R&A·DRB동일·아이아·유일고무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824억3900만원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이들 4개사는 현대·기아차가 기존 차량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면서 부품 구매를 실시할 경우 기존 모델의 부품을 납품하던 업체를 낙찰예정자로 결정해왔다.
 
예컨대 현대차가 그랜저 IG 모델을 새로 개발할 경우 기존 그랜저 HG 모델의 글래스런을 납품하던 동일이 그랜저 IG 글래스런 구매 입찰의 낙찰예정자로 결정되는 식이다.
 
기아차가 K-5 JF 모델을 새로 개발하자, 기존 K-5 TF 모델의 웨더스트립을 납품하던 화승은 K-5 JF 모델 웨더스트립 구매 입찰의 낙찰예정자로 결정된 바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차종을 개발하거나 매출 감소·공장가동률 저하 등이 우려되는 사업자가 있는 경우에는 별도의 합의를 통해 낙찰예정자를 결정했다. 새로운 차종인 펠리세이드·셀토스 개발 때 기존 모델 납품업체가 존재하지 않자, 별도의 합의로 낙찰예정자를 정한 사례가 있다.
 
투찰 가격의 경우는 글래스런·웨더스트립의 개당 납품단가와 납품개시 이후 당초 납품단가 대비 할인해주는 비율까지 포함해 현대·기아차에 얼마로 제출할지를 사전에 정해놓고 투찰했다.
 
현대·기아차 글래스런·웨더스트립 구매 입찰에 참가하는 사업자들은 납품개시 2년차부터 향후 3년 간 전년도 납품가격 대비 얼마를 할인할지 비율을 제출토록 돼 있다. 할인율이 낮을수록 담합 가담 사업자들의 이익이 증가한다.
 
전상훈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2006년경 현대·기아차 글래스런·웨더스트립 구매 입찰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당시 업계 1위 사업자였던 화승의 시장점유율이 대폭 하락하고, 2위 사업자 동일의 시장점유율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화승은 경쟁을 회피하고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동일에게 담합을 제안했다”며 “동일이 이 제안을 수락하면서 2007년부터 이들 2개사는 담합을 시작 후 2011년 5월 유일, 2012년 8월 아이아의 가담 제안으로 4개사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사실상 100%”라고 덧붙였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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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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