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걸 그룹 출신이고 여러 방송에 출연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앞서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금수저’ 논란이었다. ‘금수저’란 단어에 사실 불쾌할 법도 하지만 웃으면서 ‘알고 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는 않다’며 손사래를 친다. 다만 연예계를 목표로 한 뒤부턴 절대 옆을 보지 않고 앞만 보며 달려왔고, 그런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힘을 보태 주신 부모님에게 감사하며 더욱 더 힘을 내고 있다고 웃을 뿐이었다. 현재는 걸 그룹 ‘베리굿’ 활동도 연기자 활동도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단다. 무대에서 한 곡을 소화하며 3분 가량 온 힘을 쏟아 내고 변신하는 것도, 카메라 앞에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을 또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큰 희열을 느끼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무엇보다 그가 연예계 생활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과거 운동 선수로 활동한 뒤 전업을 위해 준비하던 중 본인이 느낀 점 때문이라고. 노력을 통해 그에 합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분야가 뭘까 싶었단다. 운동 선수로 활동하며 익혀 왔던 악바리 근성은 그래서 가수로 그리고 연기자로 활동하는 지금 아주 큰 자양분이 됐단다. 배우 조현, 그리고 그가 출연한 영화 ‘최면’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다.
배우 조현. 사진/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2016년 걸그룹 ‘베리굿’으로 데뷔한 뒤부터 조현은 배우 활동을 병행해 왔다. 그룹 인기도 있었지만 멤버 가운데 유독 인기가 많았다. 그런 원동력은 작년 영화 ‘용루각: 비정도시’를 통해 스크린 데뷔를 이끌었다. 웹드라마 ‘학교기담-오지 않는 아이’ 출연도 가능했다. 물론 조현의 연기 갈증은 절대 해소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었다. 그런 순간 ‘최면’ 시나리오가 그의 손에 다가왔다.
“공포 장르를 유독 좋아해요. 집에서 혼자 있을 때도 공포 영화 되게 잘 봐요(웃음). 그런데 ‘최면’은 공포 장르인데도 되게 흥미로웠어요. 단 한 번도 이런 공포를 본 적이 없었거든요. 시나리오를 읽는 데 대사와 캐릭터 그리고 지문을 보면서 제가 상상을 하게 됐죠. ‘만약 내가 출연을 한다면’이란 가정을 하고. 너무 즐거웠어요. 감독님 찾아가서 직접 오디션 보게 해 달라고 졸랐어요.”
연출을 맡은 최재훈 감독을 직접 찾아갈 정도로 당찬 그의 매력은 ‘최면’ 속 그가 연기한 ‘현정’ 캐릭터와도 꽤 많이 닮았다. 그가 연기한 ‘현정’은 실제 조현과 마찬가지로 걸 그룹 멤버다. 극중에서 그는 다른 멤버들의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는다. 그런 괴롭힘 속에서도 혼자 더욱 더 당당하고 그런 멤버들의 기를 제대로 누르는 당찬 인물로 등장하기도 한다. 실제로는 어떨까 싶다.
배우 조현. 사진/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웃음) 우선 ‘최면’ 속 현정과 제가 비슷한 부분은 환경적인 점 외에는 없어요. 둘 다 걸 그룹 멤버로 활동한다는 점 정도랄까요. 실제 활동에선 그러지 않죠 하하하. 영화에서 현정이는 당차고 강한 모습이지만 공포감과 두려움 때문에 그런 것 같았어요. 내면의 불안감을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현정을 연기하기 위해 여러 공포물을 많이 찾아봤어요. 현정이 느끼는 공포를 관객 분들도 알길 바랐어요.”
사실 그는 전작인 ‘용루각: 비정도시’에서도 아이돌 배역을 맡은 바 있다. 두 번째 영화에서도 공교롭게도 같은 설정의 인물로 등장한다. 실제로 ‘베리굿’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조현과 아이돌은 그렇게 놓고 보면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처럼 느껴졌다. 전작 ‘용루각: 비정도시’에서의 아이돌 배역과 달리 이번 ‘최면’ 속 아이돌 배역은 당연히 마음 가짐부터 달랐을 것이다.
“이제 겨우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저한테는 1년 만에 두 번째 작품을 하게 됐기에 부담이 컸죠. 그리고 제가 너무 하고 싶던 작품이라 잘하고 싶은 의욕도 컸고요.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공포 장르라서 감정 변화 그리고 캐릭터의 정서 등이 다채로워서 많이 배웠어요. 그리고 두 번째 작품이라 촬영 전에 느껴지는 책임감도 피부로 와 닿았죠. 그래서 감독님과 정말 많이 대화를 했어요.”
배우 조현. 사진/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서이숙 손병호 등 대선배들도 함께 했지만 대부분의 촬영은 비슷한 또래의 동료들과 함께 했다. 이다윗 김도훈 남민우 김남우 등 모두가 조현과 비슷한 또래들이다. 이 가운데 가장 선배가 이다윗이다. 겨우 2세 위다. 하지만 연기 경력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선배라 조현은 깍듯하게 ‘다윗 선배’라고 불렀다. 데뷔 19년차 이다윗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며 ‘다윗 선배’를 연신 불렀다.
“정말 저랑은 비교도 할 수 없는 대선배님이죠(웃음) 정말 쉬는 시간에도 대본을 붙들고 몰입을 하시더라고요. 그날 촬영이 끝나는 순간까지는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시더라고요. ‘나도 저렇게 집중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촬영을 할 때나 아닐 때 모두 ‘다윗 선배’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하나 관찰하면서 제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최면’을 소개하면서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학교 폭력 문제다. 최근 연예계에 불고 있는 가장 뜨거운 이슈다. ‘최면’ 속에서도 이 내용은 어느 정도 언급이 된다. 조현은 ‘최면’에서 학교 폭력 가해자일 수도 있고 피해자일 수도 있는 양쪽의 모습을 모두 담고 있는 듯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조현은 과거 학교 폭력에 대해서 어떤 쪽이었을까 싶었다. 민감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가장 궁금한 내용이기도 했다.
배우 조현. 사진/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우선 학교 폭력은 있어서도 안되고 절대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고 봐요. 하지만 그 실수가 폭력이라면 글쎄요. 실수라고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저한테 학교 폭력 경험을 묻자면 전 양쪽 다 아니에요(웃음). 다만 어릴 때 남동생과 정말 심하게 장난치고 다투고 했어요. 재미를 위해 그랬지만 커서 생각해 보니 그게 상처가 될 수도 있었단 걸 깨닫게 된 거죠.”
그래서 일 수도 있다. ‘최면’이 이런 이슈에 편승해 급조된 기획 영화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란 점도 우려가 된다. 충무로에서 이런 흐름에 따라 만들어 진 영화가 꽤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현은 손사래를 치며 ‘최면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최재훈 감독이 상업영화 데뷔 이전부터 준비하고 또 준비한 야심작이란다.
배우 조현. 사진/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검객’을 선보인 감독님이 그 이전부터 준비하신 시나리오로 알고 있어요. 한 7년 정도 된 시나리오라고 알고 있어요. 그 당시에도 이런 일은 있어서도 안됐지만 요즘 따라 학교폭력 이슈가 자꾸 나오면서 저희도 너무 안타까워요. 그런 이슈를 이용해 관심을 끌려는 작품이 절대 아니에요. 보시면 정말 너무 색다르고 또 재미있는 영화라고 자신합니다(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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