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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상승·국민연금 고갈 우려 등 성실근로자 의욕 꺾어”
2021-03-21 11:00:00 2021-03-21 11: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최근 경제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성실근로자를 울리는 5대 요인으로 △월급보다 오르는 생활물가  △소득보다 오르는 세금 △실업급여 재정적자 확대 △국민연금 고갈 우려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 등을 21일 제시했다. 
 
한경연이 고용부(사업체 노동력 조사)와 통계청(소비자물가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2015~2020년)간 근로자 월급총액은 299만1000원에서 352만7000원으로 연평균 3.4% 인상됐다. 반면 서민들의 밥상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는 같은 기간 3.9% 올랐다. 
 
자료/한경연
 
월급보다 오른 건 세금도 마찬가지다. 최근 5년간(2014~2019년) 근로소득세 결정세액(실제로 낸 세금)은 25조4000억원에서 41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10.1% 증가했다. 이는 근로자 소득총액이 동기간 660조7000억원에서 856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5.3% 증가한 것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한경연은 정부의 소득세 과세표준 변경(저소득 구간 유지, 고소득 구간 증세) 조치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근로자들이 비자발적 퇴직을 당할 경우 받게되는 실업급여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도 성실근로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업급여 재정 악화는 기본적으로 실업자 증가로 인한 것이지만 실업급여제도의 허점을 약용해 실업급여는 받아내려는 얌체근로자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근로자들이 은퇴 이후 받게 될 국민연금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불안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2019년 전망할 당시 국민연금 재정수지 적자 전환시점을 2042년, 고갈시점을 2057년으로 예측했다. 
 
자료/한경연
 
2020년 국회 예산정책처 전망에서는 적자 전환시점이 2040년, 고갈시점이 2054년으로 앞당겨졌다.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현재 50세 이하인 국민연금 가입자는 연금을 일부만 받을 수 있고 32세 이하 근로자는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주택가격 상승률도 월급 인상률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 KB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2020년) 전국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 상승률은 연평균 7.4%에 달하고 특히 서울은 12.9%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근로자가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21.8년간(2020년 근로자 임금 352만7000원 기준) 모아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집 없는 성실근로자의 근로의욕 저하를 우려했다. 
 
추경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 국민연금 고갈 우려 등 성실하게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정책 추진에 있어 성실근로자의 근로의욕 저하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세심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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