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채현일 구청장 “영등포는 지금 리모델링 중”
쪽방촌 새로운 공공주거개발모델 가시화, 성매매집결지도 탈바꿈
주만 공감대 바탕으로 비전 제시, 제2세종문화회관으로 문화도시 위상
입력 : 2021-03-15 03:00:00 수정 : 2021-03-15 09:01:14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전체적으로 영등포가 리모델링되고 있습니다. 첫 스타트가 영중로 노점상, 그 다음이 쪽방촌, 성매매집결지 등이 동시다발적이죠. 영등포역 앞이 노점상·쪽방촌까지 연결되면 새로 재구성됩니다.”
 
영등포쪽방촌 일대의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12일 집무실에 만난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영등포쪽방촌 정비사업에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전까지 영등포쪽방촌은 수차례에 개발 시도에도 매번 거주민 이주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좌초되며 수년간 방치된 상태였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 해결에 대부분이 포기했을 때 채 구청장은 순환 정비를 도입해 기존 거주민이 100% 재정착하는 새로운 공공주거개발모델을 발표했다.
 
영등포구의 제안에 국토부·서울시가 적극적으로 호응을 했지만, 섣부른 발표 대신 3개월간 사전준비를 했다. 특히, 주민·지주·상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복잡한 이해관계자과 소통하는데 주력했다. 현재 영등포쪽방촌은 2025년 입주를 목표로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서울역, 대전, 부산 등으로 전국 쪽방촌 정비사업의 모범모델로 꼽히고 있다.
 
채 구청장은 “10여년 전에 용산 참사가 있었고 주거복지가 얼마나 중차대한 문제인지 깨우친 사건이다. 1평 짜리 방에서 22만원 정도의 월세를 내는데 기초수급비가 오르면 월세도 같이 오르는 구조다. 춥고 덥고 습하고 사람 살 곳이 아닌데 더이상 반찬봉사, 연탄봉사같은 따뜻한 온정만으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영등포 성매매집결지 모습. 사진/뉴시스
 
채 구청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쪽방촌 못지않은 난제로 꼽혔던 영등포역 성매매집결지 정비사업도 착수했다. 쪽방촌과 인접한 성매매집결지는 그간 쉽사리 손대지 못했던 영등포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서울에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성매매집결지는 빠르면 6월 중 정비구역으로 고시돼 1500가구의 복합주거단지를 포함한 주거·업무·판매시설로 재탄생한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역과 함께 자리잡았던 80여개의 성매매집결지도 정비사업을 발표하기 전에 지주·건물주·상인을 만나 설득해 더이상 성매매집결지가 맞지 않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흔쾌히 수락을 얻어냈다. 종사자들도 협조적으로 중앙정부·서울시·시민단체와 함께 자립대책을 마련해 직업전환교육과 생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집무실에서 구정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영등포구
 
앞서 취임 직후 영중로 노점상 정비에 성공하며, 지역사회를 놀라게 했던 채 구청장은 이후 영등포시장 노점, 쪽방촌, 성매매집결지 등으로 탁월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임기 중 하나만 성공해도 대표사업이 될만한 사업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채 구청장의 남다른 비전과 주민들과의 공감대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성과를 바탕으로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 2단계로 영등포시장사거리~영등포시장역 노점도 정비하고 전국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다는 영등포로터리 고가도 철거한다. 제물포터널 개통,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완공 등도 올해 안에 마무리된다. 여의도에 새로 문 연 더 현대 서울은 이미 상당한 주목을 끌며 영등포의 변화를 증명하고 있다.
 
채 구청장은 “시대 흐름에 따라 영등포에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공감대가 여러 정책과 사업으로 이어진다. 국회·서울시·청와대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시야가 넓어져 외부와 소통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들으며 고민을 한다. 행정은 구민이 당장 원하는 것도 해야하지만 10~20년을 내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24일 채현일 구청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예비문화도시 지정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영등포구
 
지난 연말 영등포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서울시 유일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되는 성과를 올렸다.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서고 대선제분 부지엔 문화발전소가 건립된다. 문래예술창작촌도 활성화돼 영등포만의 특색을 살리며 문화도시의 위상을 더하고 있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는 기초 지자체 중 가장 다문화가구가 많아 국제화된 잠재성이 있고, 당산동과 문래동엔 젊음과 에너지가 있다. 이미 정치와 금융·교통의 중심지로 더 현대 서울이 더해져 상업의 중심이 될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서울 3대 도심 가운데 광화문엔 세종문화회관, 강남엔 예술의 전당이 있는데 이제 우리도 제2세종문화회관이 생겨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달 23일 여의동 금연거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영등포구
 
채 구청장은 유달리 금연정책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국 최초로 모든 학교 주변 통학로를 금연거리로 지정하고, 일명 ‘너구리 거리’라고까지 불렸던 여의도 금융가 뒷골목을 사유지 최초로 금연거리로 지정하기도 했다.
 
채 구청장은 “100m 정도 되는 너구리 거리는 막상 금융회사들은 관심이 없어 다 찾아가 설득했다. 흡연부스를 만들고 금연거리로 지정하니 거리에 침 뱉고 쓰레기 버리는 일이 사라졌다. 더현대 서울도 금연거리와 흡연부스를 조만간 만들 예정이다. 영등포 내 학교나 주택가는 웬만하면 금연거리로 해서 흡연을 일정 장소에서 하는 문화가 안착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지난 12일 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영등포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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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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