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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생인권계획, 확정 '초읽기' 돌입
11일 서울교육청 학생심의위 거쳐 결정…보수 단체 반발
2021-03-09 15:44:28 2021-03-09 15:44:2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종합계획이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9일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는 오는 11일 2차 학생인권종합계획을 심의할 계획이다.  이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위원장으로 앉아있는 학생인권종합계획 추진위원회의 승인을 거치면 완전히 확정된다.
 
계획은 초안과 내용상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념간 쟁점이 된 성소수자, 성평등 등의 표현이 존속할 공산이 커졌다는 이야기다. 초안은 △성소수자 학생의 인권교육 강화 △성인권시민조사관을 통한 성소수자 피해 학생 상담·조사 지원 △성평등 교육환경 조성 △성평등 모니터링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추진위 승인은 사실상 공표를 위한 보고 절차일 뿐이지 학생인권위에서 내용이 확정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면서 "우려 의견들이 있어 표현이 변하기는 하겠지만, 쟁점이 된 단어와 골격은 존속하고 보호 지원을 한다는 점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8일부터 자체 홈페이지에 학교 인권 교육과 관련해 제안서 평가위원 공고까지 올려놓은 상태다. 인권 교육 사업을 위탁받을 업체들의 입찰 제안서를 평가하기 위한 절차다.
 
공고에 명시된 사업 8개 중 5개는 주로 비교적 비쟁점 사항인 노동인권에 집중하고 있다. 나머지 3가지는 다음달 교원 인권 직무연수 위탁운영. 오는 5월 인권교육 수업자료 개발, 6월 학교로 찾아가는 인권토론공연 운영 등이다.
 
이에 보수 단체들은 크게 반발했다. 건강사회단체전국협의회 및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은 이날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제2차 학생인권종합계획 시행중지'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성소수자 학생 권리 보호라는 말은 동생애와 성전환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것"이라며 "동성간 성행위가 에이즈 감염의 주요 전파 경로라는 것을 가르치는 것을 혐오·차별로 간주해 금지시키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성인지 감수성, 성평등 의식 확대, 성인권 교육, 노동인권 강화 등 젠더 이데올로기와 편향된 정치 사상을 공교육 현장에서 퍼뜨리려고 하고 있다"면서 "학교를 성정치 실험실과 정치판으로 오염시킬 수 있는 학생인권종합계획을 즉시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진보 단체의 경우 눈에 띄는 집단행동을 하기 보다는 간접적으로 계획 확정을 촉구하는 모양새였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촛불청소년연대)는 최근 학생인권위 위원인 김상진 서울시의원이 성소수자 폄하 발언으로 위원직에서 사퇴한 일을 성명 방식으로 거론했다. 촛불청소년연대는 "(이번) 사건은 학생인권조례의 취지가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육청은 물론 정부 등의 더욱 전면적이고 면밀한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건호 건강사회단체전국협의회 공동대표가 9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제2차 학생인권종합계획 시행중지 촉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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