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비리' 혐의 하성용 전 사장 1심서 집유
횡령·뇌물공여 등 혐의 대부분 증거부족으로 무죄
입력 : 2021-02-08 16:22:53 수정 : 2021-02-08 16:22:53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회계분식·채용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1심에서 실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미리)는 8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 전 사장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종 인사권자로서 공개채용 제도가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거나 이전의 잘못된 관행을 바꿀 수 있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공개채용 과정에서 내외부 인사의 청탁에 따라 일부 지원자의 최종 채용 여부가 변경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며 "피고인은 KAI의 법인 자금으로 구입한 상당한 양의 상품권을 개인적으로 전달받아 사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 전 사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직 임원 두 명은 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직원 A씨는 벌금 500만원, 나머지 임직원과 공무원 등 4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하 전 사장과 임직원이 2013년~2016년 대졸 신입사원 서류 또는 면접전형 탈락자 14명을 부당하게 합격시켜 회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했다. 검찰은 해당 지원자가 15명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1명에 대해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단했다.
 
하 전 사장이 2013년~2017년 회사 자금으로 구립한 1억93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횡령)는 1억8000만원 부분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1350만원 부분은 증거가 부족해 무죄로 봤다.
 
반면 하 전 사장이 법인자금 1650만원을 골프비로 쓰고, 샤넬 가방을 사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횡령의 고의가 있다거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선고했다.
 
하 전 사장과 임직원 4명이 2013년~2016년과 2017년 1분기 재무제표를 과대·과소계상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증거 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또 하 전 사장과 임원이 2007년 12월~2008년 9월 실제 매도 환율보다 낮은 환율로 환전한 것처럼 회계처리해 환율차이에 따른 외화매도대금 10억여원을 장부 외 계좌로 입금받아 횡령했다는 혐의가 증거부족으로 무죄 선고됐다.
 
이밖에 하 전 사장과 임직원이 헬기 수락시험평가 편의 제공을 받으려 시험평가단 근무자 자녀를 KAI에 취업시켜 뇌물공여했다는 혐의, 하 전 사장이 퇴임 이후를 대비해 협력업체 청탁으로 배임수재·상법위반했다는 혐의도 증거가 부족해 무죄 선고됐다.
 
재판부는 하 전 사장에게 범죄 전력이 없고 부당 채용 관련 금품수수 등 개인적 이익을 얻지 않은 점, 이 사건으로 이미 1년여 구금 생활한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하 전 사장은 2013년~2017년 1분기 경영실적을 올리기 위해 선급금을 과다 지급하고 손실충당금과 사업비용을 반영하지 않는 식으로 매출 5358억원과 당기순이익 465억원을 분식회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3년 10월~2016년 10월 청탁 받고 서류전형 탈락자 15명을 합격 처리해 면접심사와 회사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또 2011년 12월~2017년 5월 방사청과 전투기 FA-50 계약을 맺으면서 부품 견적서를 위조해 원가를 부풀리는 등 방위사업비 129억원을 가로챈 혐의가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분식회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성용 전 KAI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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