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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반도체주 투자, 삼성전자보다 TSMC 주변 봐야
삼성전자 3배, 파운드리 절대강자…올해 신규투자규모 예상치 초과
ASML·AMAT 등 납품업체 수혜 기대
2021-01-18 14:00:00 2021-01-19 16:15:16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삼성전자(005930)를 앞세워 우리 증시가 3000 시대를 열었지만 삼성전자를 뛰게 만든 반도체 특히 파운드리에 주목한다면 삼성전자보다는 대만업체 TSMC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두고 삼성전자 주가가 일주일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영향으로 코스피도 3000선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이후 6%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강한 상승 랠리를 펼치며 우리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삼성전자의 강세 배경에는 반도체, 그중에서도 파운드리 사업이 있다. 파운드리란 다른 업체들이 설계 주문한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IBM,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전자에 신규 주문을 내면서 삼성전자 매출을 크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면 모를까 파운드리 사업에서 삼성전자는 2인자다. 1위 업체는 대만의 TSMC로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에서만 44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2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이 140억달러이므로 3배 이상 큰 차이가 나는 압도적 1위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3위도 대만의 UMC(58억달러)이며, 파워칩(11억달러)도 10위권 안에 든다. 우리 기업들 중에는 DB하이텍이 10위에 턱걸이했으나 7억달러 매출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2월부터 자회사에서 양산을 시작했는데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가 전망한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대만이 64%, 한국이 18%였다. 적어도 파운드리 사업에서만큼은 대만 특히 TSMC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고 봐야 한다. 
 
삼성전자가 열심히 쫓아가고 있으나 올해 신규 투자 계획을 봐도 TSMC의 지배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실적 발표에서 올해 250억∼280억달러, 우리 돈 30조원을 넘나드는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지난해 투자금액 172억달러를 초과할 뿐 아니라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90억~200억달러를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애플, AMD, 엔비디아, 퀄컴 등의 주문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허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TSMC가 5나노 공정을 시작한 이후 고객사들이 대거 5나노 공정으로 이동하면서 6개월만에 매출 비중 20%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애플 물량이 5나노 공정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했다. 5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는 A14 바이오닉칩을 탑재한 아이폰12가 작년 10월에 나온 후 전 세계 5G 스마트폰의 24%를 점유하는 등 큰 인기를 얻으면서 매출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TSMC는 올해에도 설비투자액의 80%를 5나노 이하 초미세화 공정을 위한 극자외선(EUV) 장비 매입에 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에 비하면 삼성전자의 투자는 한참 뒤진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비메모리 사업 투자를 지난해의 2배로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그래봐야 12조원 규모에 그쳐 TSMC의 절반도 안 된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규모와 기술력 모두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는 것처럼 TSMC도 파운드리 사업에서 그런 지위를 누리고 있는 만큼, 지금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하겠다면 삼성전자보다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TSMC와 그 주변을 살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TSMC의 올해 매출성장률을 10%대 중반으로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주목했다. 우리 증시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향 장비업체들이 있는 것처럼 대만에도 ASML, AMAT, KLAC, TER, UTCC 등의 장비업체들이 있다. 다행히 이들은 미국 증시에 ADR 형태로 상장돼 있어 투자하기에도 편리하다. 
 
TSMC의 매출과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는 ASML이 단연 가장 두드러진다. TSMC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주가도 많이 올랐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도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달한다. 
 
또 이들에게 납품하는 업체 즉 2차벤더도 주목할 만하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납품회사 중에는 우리 기업 티씨케이도 포함돼 있다. 
 
TSMC가 고성장을 구가하며 삼성전자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처럼 이들의 주가도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높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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