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 디지털콘텐츠 넘어 전산업 융합 추진…30조 파급효과 촉진

정부,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 발표…6대 핵심산업 'XR 프로젝트' 추진AR글래스 등 국내 디바이스 개발…전문기업·인재 육성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 추진 목표·전략. 사진/과기정통부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가상·증강현실(VR·AR) 등 실감미디어를 포함하는 기술인 가상융합기술(XR)의 산업 융합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동안 디지털콘텐츠 영역에 한정됐던 XR 기술을 제조, 유통 등 산업에 접목해 기존 산업의 혁신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30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이끌 계획이다.

 

정부는 10일 국무총리 주재 119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하고 가상융합경제 선도국가 실현을 위한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전환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XR이 산업 구조의 혁신을 이끌며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제조·의료·교육·유통 등 다양한 분야로 XR이 확산돼 2025년 전세계 약 520조원 규모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국내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XR 활용 확산을 지원하기 위한 3대 세부전략과 12대 과제를 발표했다. 2025년까지 가상융합경제 경제적 파급효과 30조원 달성, 세계 5대 가상융합경제 선도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제조 △의료 △건설 △교육 △유통 △국방 등 6대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450억원 규모의 'XR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조선해양의 '버추얼 조선소'를 구축해 가상환경에서 선박 설계·품질 검증을 수행하거나 개인 의료정보를 반영해 가상공간에 디지털로 복제한 가상인체로 건강상태를 예측하고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교육이나 국방 분야에서 가상의 실험이나 훈련 등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주력 산업과 연계한 'XR@지역'을 운영한다. 지역 제조기업에 생산공정의 XR 시뮬레이션을 지원하는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를 구축하고,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활용해 XR 신기술 검증이 가능한 지역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XR 중소·벤처기업의 정부 자금 지원과 민간 투자 확대를 위한 'XR 펀드'를 400억원 규모로 조성·운영할 예정이다.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 주요 과제. 사진/과기정통부

XR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전략으로 XR 디바이스의 개발·보급도 가속화한다. 먼저 해외 업체가 주도하는 VR·AR 디바이스 시장에서 제품의 국산화를 지원한다. 초경량·광각·저지연 등 AR글래스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특화·일상용 국산 AR글래스 완제품도 만들 예정이다. 송경희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 정책관은 "VR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훈련, 원격회의 등의 수요도 늘겠지만, 동시에 제조·유통 등 각 산업 영역에서의 AR글래스의 활용도 더욱더 크게 늘 것"이라며 "부품개발 지원 등을 통한 산업특화·일상용 국산 AR글래스의 완제품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XR 디바이스 센터'·'5G 실감콘텐츠 오픈랩' 운영, XR 개발을 위한 데이터댐 구축, 'XR 플레이그라운드' 구축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2025년까지 매출액 50억원 이상의 XR 전문기업 150여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XR 성장기업 입주지원을 현재 20개에서 2025년 77개까지 확대하고 산업특화용 XR 개발 장비·시스템 신규 도입을 지원한다. 아울러 기존 미디어 콘텐츠 제작 지원 중심에서 5G 기반 산업융합 XR 기업 성장 지원으로 기능을 개편한다. 이외에도 'XR 전문기업 육성 프로그램', 'XR스쿨(대학원)' 신설을 검토할 계획이다. XR 분야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권역별 'XR 랩'도 구축한다.

 

송경희 정책관은 "국내 산업이 지난해 기준 전세계 XR콘텐츠 중심 시장의 약 5% 정도를 차지했다. 현재는 콘텐츠 중심으로 돼 있는데 앞으로 시장은 제조, 의료 등 각 산업 분야의 활용으로 확산할 것"이라며 "2021년 총 4000여억원의 예산 투입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계획의 내실 있는 실행을 통해 가상융합경제 선도 국가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XR은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제조·의료·교육·유통 등 경제사회 전영역에 확산돼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산업의 생산성을 혁신할 핵심분야"라며 "정부는 디지털 뉴딜의 중요한 축으로 경제전반을 XR로 혁신하는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해 2025년 가상융합경제 선도국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