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정부가 애플페이 등 간편결제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제도적 지원 검토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 등 오히려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습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용만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간편결제 환경을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애플페이가 3년 반 동안 제자리걸음"이라며 "정부가 민간 사업자를 감독하거나 중재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결제 혁신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애플페이는 2023년 3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3년 반이 지난 현재까지 제휴 카드사는 현대카드 한 곳뿐입니다. 해외 애플페이 제휴 금융회사가 중국 125곳, 일본 207곳인 것과 대비됩니다.
김 의원은 애플페이 확산을 가로막는 원인으로 비용 부담을 지목했습니다. 국내 카드사가 애플 측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결제액의 약 0.15%로, 중국의 5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카드 등록 1건당 약 1000원, 결제 1건당 약 29원의 보안처리 비용도 발생한다고 짚었습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부족도 문제로 꼽았습니다. 김 의원은 "현대카드가 부담한 단말기 설치비는 43억원가량"이라며 "현재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은 약 40% 수준"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금융당국도 결제 인프라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애플페이뿐 아니라 다양한 간편결제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신용카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제수단을 더 편리하게 넓힐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카드업계 반응은 신중합니다. 카드사는 애플에 지속적으로 수수료를 지급해야 해 수익성을 따질 수밖에 없는데, 애플페이 이용이 늘어나면 카드사가 부담해야 하는 관련 비용도 커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2023년 2월 애플페이 도입을 허용하면서 비용 부담 원칙도 제시했습니다. 카드사가 애플페이와 관련한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이나 가맹점에 부담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확산을 계기로 삼성페이 수수료까지 유료화할 가능성을 부담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페이는 2015년 국내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카드사에 수수료를 따로 받지 않고 있습니다. 2023년 애플페이 국내 출시 이후 카드사들에 매년 연장해오던 삼성페이 관련 협약 자동연장 종료 얘기도 나왔습니다. 다만 업계 상생을 이유로 유료화를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에 기반해 애플페이 확산에 따라 삼성페이도 수수료 유료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보다 결제 규모가 훨씬 큰 삼성페이까지 수수료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카드사에는 더 큰 부담"이라며 "결제 수수료 지급이 일반화될 경우 삼성페이를 비롯한 다른 간편결제 사업자도 수수료를 요구할 명분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는 결국 사업자 간 사적 계약이어서 정부가 강제로 낮추거나 받지 못하도록 하기는 어려운 문제"라며 "애플이 해외 사업자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범위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용만 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상대로 간편결제 인프라 확대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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