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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협 제시안 내라"…현대중 노조 투쟁 수위 높인다
회사 22일 제시안 제출 못해, 노사 입장차 확인
2019-10-23 06:00:00 2019-10-23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중공업이 노조가 제시안 제출 시안으로 못박은 22일을 넘겼다. 노조는 이날까지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23일부터 25일까지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한 만큼 투쟁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질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21차 교섭을 벌였다. 앞서 노조는 사측에 22일까지 노조원들이 인정할 만한 제시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요구안에는 기본급 6.68% 인상과 성과급 최소 250% 보장 외에도 물적분할(법인분할) 무효화, 하청노동자 임금 25% 인상 등이 담겨 있다. 
 
양측은 지난 주 집중교섭 기간에 들어가 15일부터 17일까지 매일 교섭을 가졌다. 올해 임금협상을 연내 타결하기 위한 것이다. 기본 주 2회 본교섭에 노사 실무진이 접촉하는 비공개 실무교섭 2차례가 추가돼 주 4회 교섭을 열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당장 제시안 제출보단 교섭을 통해 노사간 의견차를 좁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적분할(법인분할), 하청근로자 임금 인상 등은 교섭에서 논의할 사안도 아닐 뿐더러 의견차가 큰 상황에서 제시안을 내놓을 경우 노조원들의 반발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물적분할 무효화에 대해서는 우선 법원의 재판 결과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조율이 어느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하청근로자 임금 인상안은 여전히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사측은 노조가 정한 파업의 마지노선인 이날까지 제시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지난주부터 돌입한 집중 교섭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 집행부 입장도 난처하다. 집행부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한 후 5월째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압박으로 추진한 조합비 인상후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지난 8월 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개최한 '구조조정 저지와 임단투 승리' 대회에서 현대중공업지부 지부장이 투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현대중공업 현장 조직인 '미래희망노동자'는 22일 조합비 인상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날 배포된 유인물에는 "조합원은 지금도 조합비 인상액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 모르고 있다"며 "19교섭과 부당징계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해결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까지 사측의 제시안을 나오지 않을 경우 내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 이러한 엄중한 시기에 지난주 지부장 후보가 확정됐다. 현 지부 사무국장이 지부장 후보"라며 "스스로 19교섭에 집중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조가 임협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투쟁 카드를 빼들지 주목된다. 우선 23일부터 25일까지 총력 투쟁 기간으로 정한 만큼 부분 파업, 총파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노조 관계자는 "물적분할 무효화나 하청근로자 임금 등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임금 제시안만이라도 내놓으라고 하고 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파업하는 날짜는 정해졌지만 파업 수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정리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개최한 '구조조정 저지와 임단투 승리' 대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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