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네이버(
NAVER(035420))가 인공지능(AI) 수익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사업 고도화에 나섭니다.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입니다. 다만 10여년 만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사회 복귀와 맞물려 주주가치 논란과 거버넌스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며, 성장 전략의 실행력과 별개로 시장 신뢰 회복이 과제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3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AI는 서비스 진화를 넘어 국가와 산업,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변곡점"이라며 "데이터와 인프라,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로 전환하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올해 네이버는 AI 실행력 강화에 집중합니다. 각 영역에서 세분화된 전문 에이전트를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상반기 중 통합 검색에 AI 에이전트 기능을 접목한 AI 탭을 공개하며, 생활 밀착형 에이전트 서비스로 확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검색에 그치지 않고 쇼핑, 로컬, 금융 등 각 영역의 특화된 버티컬 에이전트를 순차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연내에는 건강 에이전트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절한 병원을 검색하고, 예약과 방문까지 연계하는 형태를 구상 중입니다. 최 대표는 "다양한 서비스와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해 온 만큼 AI 에이전트 역시 정보 탐색부터 서비스 간 연결, 실행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건강 에이전트는 이러한 연결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네이버)
핀테크 사업 확장도 병행합니다.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금융·투자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기업결합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까지 아우르는 플랫폼 확장을 모색합니다. 이러한 AI 수익화와 신사업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네이버는 이날 김희철 CFO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약 10년 만에 재무 책임자를 이사회에 복귀시켰습니다.
김 CFO는 "AI 환경 변화 속에서 더 큰 도약을 위해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습니다.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두나무와의 기업 융합 건에 대해 "여러 방안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이며, 성사되는 대로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23일 네이버 노조가 장외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만 주주들의 시선은 냉정했습니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주총일(3월26일) 종가 20만4000원에서 이날 오전 21만원 수준으로 약 2.9%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두 배 이상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입니다.
이날 주총에서는 "AI 사업을 하고 있음에도 주가 측면에서는 시장에서 소외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배당 확대 요구도 제기됐습니다. 한 주주는 "이사 보수 한도를 낮추고, 주당 배당금을 3000원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8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고, 주당 배당금은 2630원으로 의결했습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범용 AI가 아닌 실제 서비스에서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에이전트 중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2년 내 실행력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경영진 보상은 코스피200 대비 상대적 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책정되는 구조"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주총장 밖에서는 거버넌스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네이버 노조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주총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노조는 "구성원 99%가 반대했음에도 절차적 기준 없이 복귀가 강행됐다"며 "이사회가 해명 자리를 마련하고 조직이 이를 지원한 것은 거버넌스 위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논란은 지난해 5월 신설된 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로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내정되면서 불거졌습니다. 최 전 COO는 지난 2021년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당시 책임자로 지목된 인물로, 2022년 회사를 떠났다가 복귀를 추진하면서 내부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조는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결여된 이번 사안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주들에게 문제 제기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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