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러시안 룰렛'중"…30년전 가격으로 회귀
입력 : 2020-03-31 05:32:18 수정 : 2020-03-31 05:32:18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국제 유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며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현재보다 물가가 5~6배가량 저렴했던 30여년 전 유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전 거래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20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올해 최고가였던 1월6일(63.27달러)에서 3개월 만에 66% 이상 하락한 수치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24~33달러 선에서 마감했다.
 
문제는 유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 업체 JBC에너지는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폭락 여파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9주 연속 하락한 29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1,284원, 경유가 1,094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유가가 추락하는 이유는 산유국들의 공급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며 정유사들은 창고에 원유를 더 보관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감산 협의 실패 이후 산유국들의 증산 행보는 '러시안 룰렛'과 같다"며 "이는 특히 석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들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소비는 줄고 정유사의 재고는 늘어나면서, 미국에서는 정유사가 석유를 판매하려면 수요자에게 되려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유사의 유류 저장 용량이 한계에 도달하면 저장 비용이 시장 유가를 뛰어넘기 때문에 정유사들은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재고를 줄여야 손해를 덜 보는 구조다.
 
이같은 국제유가 폭락은 국내 정유사들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고 판매량 증대로 이어진다면 다행이겠지만, 현재 경제 침체기에선 악영향이 클 것"이라며 "정유사들의 매출 단가 하락과 재고평가손실 추가 하락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마이너스 유가 현상은 국내에선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마이너스 유가 현상이) 산유국의 경우 계속해서 나오는 원유를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점점 커지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서라도 파는 것"이라며 여파가 국내사들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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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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