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위기에도 재감사 피하는 상장사들
회생절차나 내년 지정인 감사 선호…“비용부담 때문”
입력 : 2019-10-14 01:00:00 수정 : 2019-10-14 08:42:5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사업보고서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장사들이 재감사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재감사에 대한 리스크가 커서 회생절차를 밟거나 내년 지정인 감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인 감사와 달리 재감사는 기간과 투입인력의 여력이 높아 상장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크다. 또 재감사를 진행해도 적정의견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년 사업보고서 감사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 34곳 중 현재까지 재감사를 통해 적정의견을 받은 기업은 솔트웍스, 영신금속, 셀바시AI, 경남제약, 이스트아시아홀딩스 등 5곳에 불과하다. 이외의 28곳은 회생절차나 상장폐지 금지 소송에 나섰고, 1곳은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약 30%에 달하는 10개 기업들은 회생절차에 나섰다. 라이트론, KD건설, 지투하이소닉, 지와이커머스, 바이오빌, 이엘케이, 와이디온라인, 화진, 비츠로시스, KJ프리텍이다. 또 코다코는 채권은행의 관리절차 개시가 신청됐다.
 
이처럼 기업들이 회생절차를 밟는 이유는 재감사 비용 때문이다. 사업보고서 마감은 4월 중순이다. 사업보고서를 마감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1월부터 3월까지 회계법인에 감사 업무가 몰리고, 감사인의 기간과 인력이 적절하게 운영된다.
 
반면 재감사는 1년의 개선기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기한에서 여유롭고, 1~3월 당시보다 업무가 몰리지 않아 인력 구성도 자유롭다. 여기에 회계법인의 책임감도 커져서 더욱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결국 재감사를 위해 들이는 기간과 인력이 많아 기업이 치러야 하는 비용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의 재감사에서는 시간 여유가 많고 감사 투입인원도 늘어난다”며 “감사 받는 입장에서는 인력과 시간이 늘어나 비용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감사를 받더라도 적정의견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비적정 의견을 받은 상장사들 중 적지 않은 기업들은 내년 지정인 감사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거나 회생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재감사가 법적 의무가 아니라는 점을 이용해 지정 감사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비적정 의견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회생절차는 법원이 비용을 정해 부담이 적고, 절차가 마무리되면 다음 회계연도에서 적정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회생을 통해 자산과 부채금액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재감사인 지정이 이뤄졌음에도 재감사를 받지 않겠다고 의사를 표명한 기업이 꽤 된다”면서 “또 작년부터는 회생절차를 통해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3분기 실적보고서 제출이 마무리되면 재감사 진행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3분기 보고서 제출이 마무리되는 11월15일 이후 각 회사별로 재감사 진행 여부를 확인해 볼 예정”이라며 “반기보고서 이후 체크했을 땐, 재감사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기업도 있었고, 체결을 고려중이던 기업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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