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 책임 추궁받을 자세 필요"
'민주적 절차와 원칙' 강조…퇴임인사차 경찰청 찾기도
입력 : 2019-07-23 16:34:38 수정 : 2019-07-23 16:34:38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퇴임을 하루 앞둔 23일 “수평적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건 법치와 민주적 원칙과 절차의 준수”라며 검찰에 마지막 당부를 전했다. 역대 총장으로선 처음으로 민갑룡 경찰청장을 찾아 퇴임인사도 했다. 
 
문 총장은 이날 오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랑하고 존경하는 검찰 구성원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를 제 삶의 중심으로 삼고, 검사로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늘 고민했다”며 “민주주의는 시민의 힘으로 쟁취하고 되찾아 오지만, 민주주의의 운영은 우리 같은 공무원이 함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사간 매사를 삼가며 공직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검찰이 민주주의를 염두에 둬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검찰 탄생의 시대배경이 프랑스대혁명이며, 그 지향하는 가치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이고, 탄생의 원리는 형사사법분야에서 국가적 권능의 분리, 분산과 통제이기 때문”이라며 “국민 기본권을 더욱 철저히 보장하기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세세한 절차를 형사소송법으로 정했으며, 그 운영의 중요한 한 축이 검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은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절차법’이라는 인식을 갖고,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국가적 권능을 우리에게 부여된 권력으로 여기는 우를 범하여서는 안 된다”며 “국가적 권능을 행사하려면 그 권능을 행사하는 동안에는 끊임없이 통제를 받아야 하고 권능 행사가 종료되면 책임을 추궁받을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총장은 “독재시대, 권위적 민주주의 시대를 거쳐 수평적이고 보편적인 민주주의 시대가 된 이 시기에 더 중요한 것은 법치라는 가치, 형사사법에서의 민주적 원칙과 절차의 준수”라며 “할 수 있는 한, 비난과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내외부적 제도 개혁을 다 끝내고 싶었지만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돼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도 했다. 끝으로 “검찰 구성원 여러분의 자부심과 자제력, 국민에 대한 책임감과 충성심을 믿고 있다”며 “형사소송절차에 혹시라도 군국주의적 식민시대적 잔재가 남아 있는지 잘 살펴서 이러한 유제를 청산하는 데에도 앞장서 나서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찾아 민 청장 등 경찰 지휘부와 2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문 총장은 "퇴임을 앞두고 왕래 차원에서 경찰청을 방문했다"며 "경찰이나 검찰이나 국민의 안전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첫째 임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두 기관이 서로 왕래를 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24일 2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후임은 윤석열 신임 총장이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커뮤니티·한국증권법학회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해 축사하는 문무일 총장 모습.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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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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