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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발표만 하면 '추풍낙엽'
평균 10% 급락…건수·규모 줄었지만 악재인 건 변함없어
2019-06-12 06:00:00 2019-06-12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올해 상반기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의 수는 크게 감소했지만 공시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은 여전했다. 올해 코스피에서는 총 27건의 유상증자가 공시됐고 발표 이후 주가 하락률은 두자리를 넘어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발행공시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들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10.4%(6월10일 기준)로 나타났다.
 
기업들 대다수가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지만, 주식가치가 하락을 염려한 투자자들의 매도에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부진한 증시 상황이 이를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는 은행대출이나 채권 발행과 달리 기업의 부담이 덜하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선호하는 자금 조달 방식으로 꼽힌다. 주주들은 단기적으로 주식이 늘어난다는 점 때문에 악재로 받아들이지만,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외형 성장을 이뤄내는 경우도 있어 호악재의 구분은 개별기업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다만 올해 상반기 유상증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증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규모와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코스피 기업이 유상증자를 발표한 수는 총 27건이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44건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증자 규모도 작년 6조9284억원에서 올해 2조2264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닥 역시 건수와 규모에서 코스피와 같은 하락률을 보였다. 작년 상반기 코스닥 기업들의 유상증자는 153건, 1조6343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올해 상반기엔 81건, 5704억원의 유상증자가 공시됐다. 건수는 절반 수준, 규모는 3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코스피 주요 기업들도 평균 수익률을 하회하는 경우가 많았다. SK케미칼(285130)은 유상증자 공시 이후 16.33% 주가가 떨어졌고, 두산중공업(034020)도 대규모 유상증자 후 15.05% 하락 중이다. 또 금호전기(001210)(-25.76%)와 코오롱머티리얼(144620)즈(-26.09%)는 20%대의 하락세를 시현하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한국코퍼레이션(050540)(-17.67%), 핸디소프트(220180)(-36.66%), 에스제이케이(080440)(-23.09%),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20.41%) 등이 유상증자 공시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반면 유상증자 이후 주가가 오른 종목들도 있다. 코스피의 주연테크(044380)는 유상증자 발표 후 18.45% 올랐고, 코스닥기업인 해성옵틱스(076610)는 63.75%나 급등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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