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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포켓'도 옛말…저출산에 아동복 시장 침체
저가 브랜드로 수요 이동…2016년부터 시장 축소
2018-12-11 15:06:02 2018-12-11 15:06:05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저출산 기조가 지속되며 아동복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다. 아이 한 명 당 아빠,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삼촌 등 8명이 주머니를 연다는 '에잇포켓' 효과도 옛말이 됐다.
 
전체 의류 시장에서 약 5%를 차지하는 아동복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다 지난해 처음으로 역신장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7113억이었던 아동복 시장은 2016년 1조3087억원으로 약 두배 가까이 커졌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조2346억원으로 줄었으며 올해는 1조1933억원까지 축소될 전망이다. 
 
출생아 수가 줄어든 것이 시장 축소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출생아 수는 최근 3년간 감소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지난 2015년 43만8000여명에서 2016년 40만6000여명, 지난해에는 35만8000여명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일각에서는 에잇포켓 효과로 아동복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아동복 수요는 유명 브랜드에서 보세점, SPA 브랜드로 옮겨갔다. 저가제품 구매는 구매단가 하락으로 이어져 전체적인 시장이 축소됐다는 것이 업계 측의 분석이다.
 
김성욱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산업조사팀 대리는 "에잇포켓을 넘어 텐포켓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지만 기본적으로 출산율이 감소하고 구매금액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라며 "주 구매층인 20~30대의 구매 비중도 하락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복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롱패딩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사진/폴햄키즈
 
대기업 중에서도 아동복 사업을 접은 곳이 많아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말 아동복 브랜드 '톰키드' 영업을 종료했다. 늘어나는 영업손실 때문이었다. 톰키드는 지난 2012년부터 누적 적자 6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빈폴키즈는 지난 2016년 단독 매장을 정리한 후 지난해 온라인 채널에서만 판매를 재개했다.  
 
유아용 의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제로투세븐, 서양네트웍스, 아가방앤컴퍼니 등도 실적이 좋지 못하다. 매일유업이 운영 중인 제로투세븐은 4년째 영업이익이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해에는 브랜드 '섀르반'을 철수했다. '블루독', '밍크뮤' 등을 운영 중인 서양네트웍스의 영업이익도 지난 2016년 90억원에서 지난해 57억원으로 하락했다. 아가방컴퍼니 매출도 감소세다.
 
다만 추워지는 날씨의 영향으로 롱패딩, 외투 등이 강세를 보이며 아동복 시장은 하반기 약간의 반등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업계서도 올 하반기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2%내외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폴햄키즈는 롱패딩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600% 신장했다고 밝혔으며, 겨울 아우터 매출 역시 250% 가까이 신장했다고 밝혔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역시 키즈 아우터 판매량이 175% 늘었다고 밝혔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아우터, 트레이닝복이 많이 나가다 보니 아동복 시장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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