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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신뢰회복·경영정상화 '험로'
올해 26대 항공기로 운영 공격적 노선 확장 제동…"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회복 쉽지 않을 듯"
2018-08-19 14:36:14 2018-08-19 14:36:14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진에어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로 촉발된 면허 취소라는 최악의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빠른 시일 안에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신규 노선 허가와 신규 항공기 등록에 대한 제재 조치를 결정해 경쟁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8월 현재 여객기 26대를 보유하고 있는 진에어는 올해 항공기 추가 도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연말까지 4대의 항공기를 들여와 겨울 방학기간 성수기에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국토부의 제재 조치로 사실상 올해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재만으로 운영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7일 "진에어가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 해나갈 계획"이라며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돼 경영이 정상화 되었다고 판단될 때까지 신규노선 허가 등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진에어가 이달 14일 국토부에 제출한 경영문화 개선방안에 따르면 오는 12월까지 내부비리를 신고하는 익명제보 시스템 도입 등 준법지원 시스템 강화, 신규 설립노조와의 상생선언, 새 회사 비전과 사회공헌 확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진에어 구성원들과의 합의, 국토부의 검증작업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뚝딱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에 대한 면허취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지난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의사결정 체제 정비와 경영투명화 방안은 연내 이행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진칼과·대한항공 등 타계열사 임원이 진에어의 결제에서 즉각 손을 떼고, 내달까지 이사회 역할 확대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외이사 확대안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하기 때문에 국토부의 판단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진에어는 올해 말까지 항공기 4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었다. 이 중 1대는 이미 도색과 좌석 개조까지 마쳤으나 면허 취소 논란 이후 국토부가 등록을 거부하면서 김포국제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 진에어는 현재 리스료를 항공기를 빌려온 회사에 지급하고 있어 돈을 길바닥에 버리고 있는 꼴이다. 다만 나머지 3대는 도입을 연기해 리스료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진에어 측은 설명했다.
 
악화된 영업력을 회복하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진에어는 면허 취소 사태를 겪으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유무형의 타격을 입었다. 특히 국제선의 경우 모든 항공사가 공통으로 여행사를 이용한 좌석 판매 비중이 높은데,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선 진에어가 경쟁사들보다 여행사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선은 여행사를 이용해 판매하는 비중이 20~30%에 그치지만, 국제선은 이보다 더 높다는 게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허 취소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으나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영업력 회복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이루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가 26대로 올 한해 장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라이벌 제주항공과의 매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8월 현재 항공기 보유대수가 총 36대로 연말까지 39~40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현재 두 회사의 항공기 보유대수 차이는 10대에 그치지만, 올 연말에는 최대 14대까지 벌어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매년 추가 항공기를 도입해 공급을 늘리고, 공급이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LCC 시장에서 신규 항공기 도입계획이 차질을 빚으면 즉각 경쟁력 약화로 나타난다"면서 "기재도입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속에서 사업 확장에 제한이 생긴다는 것은 큰 장애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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