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통신시장에 필요한 건 '경쟁'
입력 : 2017-09-11 14:40:55 수정 : 2017-09-11 14:40:55
"휴대폰 구매를 10월 이후로 미룬 분들이 많아요. 갤럭시노트8과 V30의 가격 정책과 이동통신사들의 혜택을 시간을 두고 꼼꼼히 비교해본 뒤 선택하겠다는 거죠."
 
갤럭시노트8 출시라는 대목을 맞았지만 휴대폰 판매점주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9월은 지켜보자'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 예약판매 첫 날인 지난 7일 39만5000대의 주문량을 기록했다고 홍보했지만, 일선 판매점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제품에 대한 문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10월 이후 가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질문도 많다. 
 
내달 1일부터 지원금상한제가 폐지된다. 단말기에 지급되는 지원금을 최대 33만원으로 제한하는 제도로, 이통 3사간 출혈경쟁을 막고 일부 소비자들의 역차별 해소에 방점을 뒀다. 가격정책을 사실상 단일화해 이른바 '호구'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지난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면서 3년간의 일몰조항으로 도입돼 이달 말까지만 유효하다. 법으로 규정됐던 33만원의 허들은 제거된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으로 매출 감소를 우려한 이통사들이 예전과 같은 출혈경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보다는 소비자들의 혜택 범위가 넓어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이통사들은 갤럭시노트8 예약판매와 함께 앞다퉈 카드 연계 할인 상품을 선보였다. 특정 카드로 갤럭시노트8을 구매할 경우 사용 실적에 따라 통신비를 할인해준다. 지원금 상한선이 정해진 가운데 조금이라도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 끝에 내놓은 방안이다. 이통사뿐만 아니라 카드사들의 비용도 함께 투입된다. 홀로 비용을 감수하는 것보다 이통사의 부담이 덜하다.
 
알뜰폰의 경쟁력이 늘어나면 이통사들의 고민은 더 깊어진다. 정부는 알뜰폰이 LTE 스마트폰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의 LTE 도매대가 인하 방안을 놓고 SK텔레콤과의 협상을 앞두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망 의무제공사업자다. 알뜰폰이 더 다양한 LTE 요금제를 내놓으면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과거 2G폰 시절이 그립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당시에는 011·016·017·018·019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단말기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팬택과 이통사 자체 제품도 있어 선택지가 다양했다. 경쟁이 활발하면 가계 통신비는 내려갈 수밖에 없다. 더 많은 혜택을, 더 저렴하게 제공하는 이통사를 찾는 것은 시장 원리다. 
 
경쟁의 장을 만드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이통사들을 압박해 통신비를 낮추는 것은 한계가 있다. 자사의 고객을 경쟁사들이 빼앗아 가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기업은 없다.
 
산업1부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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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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