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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돌아오다)③대량 생산, 자연 자원회복이 과제
먹이·생육온도 등 양식 어려움 많아…환경변화로 방류 통한 회복 걸림돌
2016-10-19 08:00:00 2016-10-19 08: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명태와 뱀장어, 쥐치 등 해안별 대중성을 갖춘 대표 어종에 대한 양식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 생선이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 밥상에 오를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다만 양식이 까다로운 어종들인 만큼 종자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또 단순 양식에 그치지 않고 우리 인근 해역에서 어획이 가능하도록 자원회복에 성공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대중성을 갖춘 명태와 뱀장어, 쥐치의 양식기술이 다른 어종에 비해 뒤늦게 성공한 이유는 먹이나 수온 등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양식에 성공한 대부분의 어종은 수정란 생산 방법은 물론, 초기 자어와 후기 자어시기에 어떤 먹이생물을 먹여야 하는지 잘 알려져 있다. 또 일정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배합사료 역시 컨트롤이 가능하다.
 
하지만 뱀장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약 3000km나 떨어진 태평양의 깊은 수심에서 산란해 6개월 가량 성장한 이후 우리나라로 올라온다. 이에 따라 부화한 자어들의 먹이와 성장과장, 또 어린 뱀장어들의 성숙 과정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명태는 살아있는 상태로 확보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있었다. 국내 바다에서 아예 자취를 감추면서 어선들이 간혹 1~2마리 잡아오는 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 10도 이하로만 알려진 수온 역시 적정한 온도를 찾는데 오랜 시일이 걸렸으며, 먹이생물도 보통 28도 정도에서 자라지만 이를 명태가 자라는 온도로 맞춰주면서 생존을 시키는 것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양식기술의 중요한 기술인 고에너지 배합사료 개발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처럼 생육환경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양식 환경에 민감한 어종인 만큼 기술이 개발됐어도 대량생산 체제에 돌입하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해수부와 수산과학원은 육상 양식보다는 바다 중층 가두리 양식을 염두해 두고 알맞은 환경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명태는 부화 이후 크기 0.7㎝까지가 가장 폐사율이 높다. 이 과정까지의 기술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여러 온도에서의 생육과정을 지켜보면서 적정온도가 8~10도 사이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심 20m 지점의 수온이 10도 내외인 점을 감안해 중층 가두리 양식이 생육환경이나 경제성에 적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식표가 부착된 어린 명태 1000마리가 지난 6월 강원 고성군 문암항 앞바다에 방류됐다. 이 명태들은 해양환경에 대한 변화 적응 훈련을 위해 강원 양양군 수산항 해상가두리 시설에서 사육됐다. 사진/강원도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뉴스1
 
 
이들 어종의 자원회복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해양환경 변화에 따른 서식 어종이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과제다.
 
특히 명태의 경우 회유성이 강한 어종이지만 우리 해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게 됐으며, 주 서식지인 북한 해역의 경우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해수부는 생태루트 분석을 위해 올해 6월 명태 1000마리에 표식을 붙여 방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서식환경을 조사하고, 향후 자연 방류 성공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명태의 상당 부분이 해수면 기온 상승 등으로 회유가 안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자연 상태의 명태자원 회복이 가능한지 상당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온 때문으로 명확히 밝혀지면 별도의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우리나라 동해안에 명태 서식이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다.
 
강준석 원장은 "북한에서도 상당부분 명태가 생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동해에서도 정치망에 적은 양이지만 1~2톤 가량 잡힌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아직은 명태가 살 수 있는 환경은 갖추고 있다고 생각되며, 명태 산란장 위주로 자원 관리를 하면서 방류 사업 등도 지속해 빠른 자원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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