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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렌드)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스마트 금융시대 이끈다
2015-08-17 11:11:43 2015-08-17 11:37:23
[뉴스토마토 류석기자] 금융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핀테크(Fintech)'가 국내 금융 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르면서, 금융 관련 데이터를 보다 똑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인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 각광받고 있다. 머신러닝은 방대한 데이터에서 새로운 가치를 추출하는 빅데이터 기술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기술로, 기계 자체가 자가 학습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을 말한다.
 
우리가 포털 사이트에서 정보 검색을 할때 사용하는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이나 다음 예측 결과를 보여주는 기능 등이 기초적인 머신러닝 기술이 사용된 사례다. 나아가 머신러닝은 대규모 공장에서의 사고 위험 예상,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의 상품 추천, 음성 인식 및 음성 통역기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머신러닝, 생활 곳곳에서 활용…"스마트 금융 대안 될 것"
 
 
금융보안원이 지난 10일 발간한 '전자금융과 금융보안' 연구보고서 중 '머신러닝을 활용한 스마트 서비스와 금융'에서는 머신러닝을 통한 금융관련 데이터의 수집, 분석 및 활용은 치열해진 금융시장에서 갱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기술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영 금융보안원 연구원은 "머신러닝은 금융기관 내외부의 업무 효율화 뿐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 "핀테크 열풍으로 이용자 행태분석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 등을 통해 머신러닝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이를 활용한 스마트 서비스들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빅데이터 시대에 금융의 스마트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고, 금융 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 보안 기술에 활용 등 해당 기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권에서도 머신러닝을 통한 기술 및 시스템 개발 등 많은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머신러닝 기술은 이제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활용되고 있다. 최근 에어비앤비(Aribnb)는 '에어로솔브'를 활용해 '프라이스팁스'라는 기능을 개발했다. 이는 여행 트렌드와 날짜를 분석해 집주인에게 알맞은 예약가격을 추천하는 기술이다. 또 집주인은 프라이스팁스로 특정 가격 전후로 여행객이 얼마나 모일지 예측할 수 있다.
 
또 최근 구글이 내놓은 사진관리 애플리케이션(앱) '구글포토'도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우리에게 매우 놀라운 경험을 가져다 준다. 예컨데 앱 검색창에서 '탈 것'을 검색하면, 보관함에 있는 사진들 중 사람이 탈 수 있는 사물이 포함된 모든 사진을 보여주고, '선글라스'를 검색하면 선글라스를 쓰고 찍은 사진들을 한데 모아서 보여주는 식이다.
 
◇해외 핀테크·금융기관, 머신러닝 통해 리스크 관리 및 新시장 개척
 
이러한 머신러닝이 국내 금융권에서도 금융 데이터 분석 등에서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금융권에서의 머신러닝 활용 분야로 ▲영업 및 마케팅 ▲투자 관리 및 트레이딩 ▲사기 및 부정방지 ▲신용 평가 및 심사 등을 꼽았다.
 
먼저 영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는 금융 상품 추천이나 최적의 대안 제시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매가능 성이 높은 제품을 고객들에게 추천할 수 있을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그 사례로 미국 '퍼스트 테니시(First Tennessee) 은행'의 사례를 들었다. 퍼스트 테네시 은행은 2년간 모은 데이터의 통계분석 및 모델링을 통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메일 발송비용은 20% 감소시키면서, 고객 대응률은 3.1% 증가시켰다. 결과적으로 예측 분석 투자 비용 대비 600%의 수익을 창출 한 것이다.
 
은행이 아닌 보험사의 경우도 앞의 사례와 같이 예측모델을 수립하면 이탈가능 고객, 갱신 고객의 보험 갱신율도 예측해 활용할 수 있다. 이근영 연구원은 "금융회사들은 이미 통계 기반 분석모델을 이용해 고객정보를 분석하고 있지만, 기존 통계적 기법의 한계를 보완하고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고객 이탈 경행 분석 및 예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증권 분야에서도 머신러닝은 트레이딩 시스템에서의 예측 정확도와 수익률 향상에 활용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레이딩이 전산을 통해 이루어지는 만큼 트레이딩 기법은 최신 정보 기술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머신러닝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 주가 등략율의 매수, 유지, 매도를 분석한 예측결과를 주가예측 앱에 제공하고 있으며, 주가예측 모형 개발에서도 머신러닝이 사용된다.
 
금융권의 사기 및 부정방지 기능 고도화에 머신러닝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이상거래 탐자시스템(FDS)에서 머신러닝은 일반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거래의 위험도와 특정 거래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근영 연구원은 "FDS에 머신러닝의 접목은 사후 뿐 아니라 사전 대응 강화에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머신러닝은 신용정보 분석을 통한 신용 평가의 정확도를 높여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 '제스트 파이낸스(Zest Finance)'는 머신러닝을 신용 평가에 접목시켜 1만개 이상의 변수로 신용도를 분석하고 대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일반 신용등급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프라이버시 보호·기술적 역량 부족 등이 해결 과제
 
이렇듯 해외 은행이나 핀테크 기업들에서는 머신러닝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법적 이슈 등으로 인해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보고서에서는 금융권에서 빅데이터 활용 시 개인 및 신용정보 이용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등 현행 정보보호 관련 법규들이 산재돼 있어 해당 법률 해석의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근영 연구원은 "머신러닝을 적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는 빅데이터 활용이 중요한 관건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제약, 기술적 역량 부족 등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연이어 벌어진 금융권 정보유출 사태도 국내 금융권의 머신러닝 도입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개인정보보호 이슈가 화두가 되면서 금융권에서의 빅데이터 활용이 위축됐다. 또 국내 금융 서비스 이용자들도 금융권의 지나친 정보 수집 및 활용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금융산업에서의 빅데이터, 머신러닝과 같은 기술의 활용과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 제도상의 제약과의 조화로운 균형점을 찾기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이근영 연구원은 "국내 금융기관에서 금융신용정보 범위 명확화, 비식별정보 활용 가능여부 명확화 등을 통해 법령상 제약요건이 어느정도 해소되고 있지만, 개인 및 신용정보는 법률상 해석으로 모두 해결될 수 없으며, 끊임없는 모니터링과 조화로운 해결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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