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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신축 야구장 잇따라 개장
2015-05-28 06:00:00 2015-05-28 06:00:00
◇2012년 이후 개장했거나 개장을 앞둔 신축·보수 야구장. (정리=이준혁 기자)
 
오는 2016시즌부터 서울 서남권 돔 야구장(고척돔·서울시 구로구 고척동)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릴 것이 유력해지면서(본보 26일 기사 '넥센, 서울 고척돔에 둥지 트나'참고) 야구 관람 인프라의 개선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프로야구는 선수의 실력과 리그의 운영 등에서 폭넓은 발전이 진행돼왔다. 그렇지만 인프라의 발전은 거의 없었다. 같은 동작으로 인한 부상도 외국이라면 가볍지만 한국에서는 심한 이유에는 국내 인프라의 노후가 작용했다.
 
그렇지만 최근 전국의 야구 인프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총 10개 구단 중 새로운 구장으로 옮겼거나 이전을 앞둔 팀이 4개(삼성·KIA·넥센·NC)이며, 서울 잠실에 신축 구장 건설이 최종 결정되면 6개(LG와 두산 추가)까지 늘어난다.
 
◇서울시 서남권 돔 야구장(고척돔). (사진=이준혁 기자)
 
◇21세기초 '수모'가 전화위복
 
지난 2002년 인천 문학구장(현 인천SK행복드림구장) 개장 이후로 한국 프로야구 인프라 분야의 발전은 한동안 정체됐다. 
 
결국 2006년 진행된 시설물 안전 진단에서 대구구장(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심각한 붕괴가 우려돼 바로 철거해야 하는 E등급을 받는 수모도 겪었다. 당시 대구시는 H빔을 덧대 쓰는 임시 방편을 선택하고 다시 진단을 받아 B등급으로 철거 위기를 모면했다.
 
단 이 '대구 E등급 사건'은 한국 야구의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인프라 개선 촉구 계기가 됐다. 특히 대구시의 경우 야구장 신축을 '입으로만 진행하던' 과거를 탈피해,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적극 돌입했다. 
 
이후 뜻있는 야구인들과 야구 팬들이 힘을 모았고 일부 지자체들이 화답해 신축 야구장의 공사가 진행됐다.
 
21세기 초 잇따른 신축 야구장 공사 진행은 야구단을 운영하는 대기업의 공사비 일부 부담도 크게 작용했다.
 
공사비를 일부 부담하고 구장 사용료를 감면받거나 구장명과 광고권을 부여받기에, 엄밀히 보면 선납이긴 하나, 300억원(KIA·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또는 500억원(삼성·대구시 새 야구장) 거금의 투척은, 공사 진행을 앞당겼다.  
 
◇2014년 이후 제1구장을 옮긴 프로야구 구단 및 현황. (정리=이준혁 기자)
 
◇2012년 1곳, 2014년 2곳, 2016년 2곳..
 
21세기 초에 활발히 논의되던 야구장 신축은 2012년 여름의 포항구장(경북 포항시 남구 대도동) 개장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포항은 그간 프로야구 경기가 가능한 규격의 야구장이 없던 도시에 야구장이 건설됐다는 점에서도 각광을 받았다.
 
포항구장은 대구 연고 팀인 삼성 라이온즈의 제2구장으로 쓰이고 있으며 지난 해에 한해 NC 다이노스 퓨처스(2군) 팀의 야구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KIA 타이거즈의 제1구장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롯데 자이언츠의 제2구장인 울산 문수구장이 개장됐다.
 
제1구장과 제2구장의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그래도 두 구장은 야구 팬들의 관심을 모으며 비교의 대상이 됐다. 전광판, 특화석, 일반 관람객 관람 환경 등 구장 규모 등과는 크게 무관한 것들의 논의에 올랐다. 물론 대다수 일반 팬들은 개장했다는 자체로 즐거웠다.
 
내년엔 삼성 라이온즈가 쓰는 대구시 새 야구장(명칭 미정)과 넥센 히어로즈 사용이 유력한 고척돔이 새로 모습을 보인다.
 
'팔각형 야구장'으로 주목받는 대구시의 신축 야구장은 오래 기다려온 대구지역 야구 팬들에게는 '기다린 보람'이 느껴질만한 최신 구장으로 손꼽힌다.
 
설계 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급증과 구장규모 등 본질적인 문제가 겹치며 온갖 구설수를 겪은 고척돔은 지난해 미국 스포츠시설 전문 기업의 컨설팅을 받으며 변화를 꾀했다. 결국 이제는 프로야구 진행이 수월한 정도까지 바뀌며 내년 개장을 앞뒀다. 
 
◇창원시청. (사진=이준혁 기자)
  
◇경남 창원과 서울 잠실은 어찌
 
이미 완공돼 관객을 맞이했거나 무난히 공사가 진행 중인 야구장이 아닌 향후 야구장 공사가 예정된 곳은 경남 창원시와 서울 잠실이 꼽힌다. 다만 입장과 진행 상황은 크게 다르다. 
 
경남 창원시는 오랜 우여곡절 끝에 입지를 야구계가 희망하던 기존 마산종합운동장 터로 확정하고 설계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과거 NC와 야구계가 창원시와 갈등을 겪었다면 이제는 창원시가 경남도의 견해 차가 매우 크다.
 
설계를 어떤 절차로 진행할 것이냐는 사항과 도비의 지원 여부로, 창원시는 설계와 시공을 함께 진행하는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방식으로 구장 공사를 행하고 공사비의 일부를 경남도에서 받으려 한다. 반면 공사방식 심의 권한이 있는 경남도는 기술제안방식으로의 변경 조치를 요구하면서 도비는 주지 않으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는 설계절차는 도의 권고에 맞추되, 도비는 다른 지역처럼 필히 받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잠실에 지으려 하는 신축 구장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현재 시의 신축 계획은 2만5000석 규모로 새로 짓겠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곳은 소지역주의가 관건이다. 한전(한국전력공사) 부지 재개발 기여금으로 짓는데 관할 지자체인 강남구가 "강남구에서 발생한 돈이니 강남구가 먼저 써야 한다"는 논리다.
 
현재 시가 신축 야구장을 지으려는 곳의 관할 구는 송파구(송파구 잠실동). 그렇기에 이 문제는 꽤 장시간이 걸려 풀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크다. 비용을 다른 곳에서 조달해야하거나 계획이 전면 폐기될 경우의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일각에선 야구장 규모로 알려진 2만5000석과 관련한 불만도 나온다. 현재 잠실구장 입장 관객수와 '서울'이란 지역 특성상 더욱 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잠실종합운동장과 주변 예정지 내 위치와 관련된 논란도 들린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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