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경호원에게 8억 뜯긴 전 국회의원

정국교 전 국회의원의 경호를 맡은 후 폭력 조직원 등과 공모해 돈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진모(41)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진씨는 주식회사 에이치앤티의 대표였던 정 전 의원의 경호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폭력 사건이 일어난 것처럼 꾸며 합의금 명목으로 8억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11월 에이치앤티에 투자해 손실을 본 정모씨로부터 협박을 받자 평소 알고 지내던 대전지역 폭력 조직원 이모씨에게 경호를 부탁했고, 이씨의 소개를 받은 진씨는 후배인 박모씨 등과 경호를 맡았다.

 

진씨는 이후 정씨, 이씨, 송모씨 등과 함께 송씨가 정 전 의원의 경호원으로부터 칼에 찔리는 중상을 입은 것처럼 속여 합의금으로 돈을 갈취하기로 공모했다.

 

정씨 등은 그해 11월 말 정씨와 송씨가 정 전 의원의 아파트 앞에서 대기하던 중 정 전 의원의 승용차 경호를 담당한 박씨와 송씨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으나, 실제로는 중상을 가한 사실이 없었다.

 

하지만 진씨와 이씨는 정 전 의원을 찾아가 "송씨가 칼을 맞았다", "만약 송씨가 죽으면 살인교사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겁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정 전 의원은 정씨와 송씨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진씨와 이씨에게 자기앞수표 1억원권 7장, 5000만원권 2장 등 총 8억원을 줬다.

 

한편 2008년 통합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정 전 의원은 주가조작 혐의로 실형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했으며, 이후 주가조작에 따른 3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기도 했다.

 

정해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