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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87% "돈·권력이 법보다 위"
87.24% "우리나라 법 제대로 안 지켜져"
"검찰이 법원보다 사건에 대해 더 공정해"
2015-04-24 14:32:26 2015-04-24 14:32:26
 우리나라 대학생 가운데 87.01%가 법보다 권력이나 돈의 위력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법률전문 시민단체인 법률소비자연맹(총재 김대인)이 52회 법의 날을 맞아 전국 대학생과 대학원생 2125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절대 다수인 1849명이 이같이 답했다. 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276명(12.99%)에 불과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 경향에 대해서도 '동의한다'고 답변한 사람이 1150명(54.12%)로 절반을 넘었으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사람은 968명으로 45.5%에 그쳤다. 7명(0.33%)는 '기타' 의견을 냈다.
 '권력이나 돈이 있으면 법을 위반하더라도 처벌이 가벼울 것'이라는 데 동의한 사람도 응답자 가운데 1167명(54.92%)으로 집계돼 절반을 훌쩍 넘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958명으로 45.08%에 달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법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대체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답변한 사람이 1821명(85.69%)으로 가장 많았고 '매우 안 지켜지고 있다'고 답한 사람도 33명(1.55%) 있었다. '대체로 지켜지고 있다'고 답변한 사람은 260명(12.24%)였으며, '매우 잘 지켜지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5명(0.24%)으로 극소수였다.
 이와 함께 법이 자신의 삶과 크게 상관이 없다고 답한 대학생도 61.74%(1312)에 달해 우나라 대학생들의 법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 내지는 소극적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척결해야 할 비리로 '정치계 비리'를 꼽았다. 전체 설문 응답 인원 중 84.24%(1790명)이 이같이 답했다.
 '공직계 비리'가 뒤를 이었으나 11.34%(241명)로 '정치계 비리'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어 '사법(검찰)비리' 2.02%(43명), '경제계 비리' 1.36%(29명), '문화계 비리' 0.28%(6명) 순으로 나타났다. 16명(0.75%)은 '기타' 의견을 냈다.
 대학생들은 또 '사건에 대한 공정성' 면에서 법원이 검찰보다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경우 57.88%가 '공정한 편'이라고 답변한 반면, 법원(사법부)에 대해서는 74.34%가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 중 38.87%(826명)이 검찰의 사건 공정성에 대해 '매우 공정하다'고 답했고 '공정한 편'이라고 답한 학생도 404명으로 19.01%를 차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어 '불공정한 편'이 715명(36.35%), '매우 불공정' 34명(1.60%) 순이었으며 146명(6.87%)은 '기타'의견을 냈다.
 법원(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불공정한 편'이 818명(38.49%)이 가장 많았으며 '매우 불공정'이 762명(35.86%)으로 그 뒤를 이었다. ‘공정한 편’ 400명(18.82%) 또는 ‘매우 공정' 120명(5.65%)으로 전체 답변 중 24.47%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대법원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고심 법원 설치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59.4%로 절반을 넘었으며, '기소와 재판과정에서 배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78.59%로 높게 나왔다.
 이와 함께 '부정비리의혹 검사'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해야 한다는 의견이 44.85%로 상대적으로 다수를 차지했으며,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대해서는 과반수 이상(57.79%)이 찬성했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로펌 등의 저작권 위반 협박성 내용증명을 직접 받았거나 주위 사람이 받은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답변한 학생이 지난해 17.7%보다 증가한 18.16%로 집계돼 관련 법령 정비에 대한 조속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휴학생을 포함한 전국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지난 4월13일~22일까지 10일간 대면조사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12%P이다.
 
최기철 기자(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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