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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수출시대)③3천만 할랄인구 말레이시아 틈새를 노려라
최근 할랄식품 MOU로 잠재시장 부상..소비도 증가세
한국산 단립종 시장 작지만 '고급' 인식..한류도 한몫
2015-03-12 16:35:22 2015-03-12 16:35:22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고 있는 인구 3000만의 쌀 주식 국가다. 최근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할랄식품 업무협약(MOU)으로 잠재적 쌀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쌀 수출과 할랄식품 등 두 가지 차원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농업인들이 진출을 고려해볼 만한 국가로 꼽힌다. 
 
12일 농식품부 관계자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UAE와 MOU 체결에 따른 후속조치로 할랄 인증 획득 상품을 늘려나가는 등 할랄식품 해외진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할랄식품은 아랍어로 '신이 허용한 것'을 뜻한다. 이슬람 율법상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식품·의약품·화장품 등으로 할랄식품 인증 조건만 잘 맞춘다면 틈새 시장으로 말레이시아 쌀 시장 진출 기회는 충분히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하루 1~2차례 밥·죽 형태로 소비..30~40% 수입 의존
 
말레이시아는 인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쌀 소비량이 매년 늘고 있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2013년 쌀 소비량은 277만5000톤으로 전년대비 1~2% 가량 증가했다. 말레이시아인들은 하루 1~2 차례 쌀을 밥 또는 죽 형태로 소비하는데, 최근에는 면이나 다과용으로도 쌀 이용이 늘고 있다.
 
쌀도 할랄식품이다. 일본은 이미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쌀에 할랄 인증을 받도록 해 현지에서 꾸준한 판매실적을 내고 있다.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말레이시아에 먼저 진출한 일본의 경우, 경쟁상대이기는 하지만 단립종 쌀의 인지도를 높혔다는 점에서는 한국 쌀 진출의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한국산 쌀은 의로운 쌀·황토쌀(의성), 해나루쌀(당진), 대왕님표 여주쌀(여주) 등이 있다. (자료=농식품부 쌀수출핸드북)
 
말레이시아는 자국 내 쌀 소비 증가추세를 자국 생산만으로 메우지 못하고 있어 전체 쌀 수입량 또한 늘고 있다. 소비량의 30~40%를 수입 쌀에 의존하고 있다. 주요 수입국은 베트남과 태국으로, 중·장립종 쌀이 그 대상이다. 말레이시아인 대부분이 단립종(한국 쌀) 보다 장립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국산 단립종 쌀, '고급'으로 통해..한류 힘 입어 수요 늘어
 
단립종은 '고급종'으로 먹힌다. 일식당 등 동북아권 고급 식당에서 주로 쓰이는데, 이같은 식당이 최근 들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한국 쌀의 꾸준한 수요처가 돼 줄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다. 말레이시아로 수출되는 쌀 나머지 대부분(85%)은 한인마트로 가는데, 최근 한류의 영향이 확산되며 한인마트 내 수요도 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두부 두부(Dubu Dubu), 불고기 브라더스 등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한식 외식업체가 증가 추세"라며 "이들 식당을 통해 한국 쌀에 대한 좋은 인식을 홍보하면 한국산 쌀 수요가 느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립종의 영양성분에 대한 홍보와 함께 기능성 쌀을 활용한 웰빙 마케팅도 좋은 홍보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중산층의 증가와 식생활의 변화 등이 맞물려 말레이시아 내 수입 식품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말레이시아 진출 계획에 반영할만 한 요소다. 재스민(Jasmine) 등 말레이시아 쌀 대기업은 일반 쌀 외에 중·고소득층 소비자를 위한 프리미엄 쌀 제품 시장을 열어 뒀다. 특히 말레이시아 교민들 사이에서는 잡곡(흑미, 현미, 오곡 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1kg 단위의 소포장 잡곡시장이 성장세다.
 
새 브랜드 진출 시 마하(MAHA) 박람회 등 확고히 자리매김해 있는 마케팅 채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마하는 말레이시아에서 매년 열리는 가장 큰 농산물 박람회로, 마하를 잘 활용한다면 진출에 앞서 인지도를 확보하고 마케팅을 펼쳐나갈 수 있다.
 
◇한국산 여전히 인지도 낮은편..틈새시장 노려야
 
말레이시아 쌀 시장 진출에 앞서 몇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점도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산 쌀은 아직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말레이시아인들이 장립종 쌀을 소비하는 탓에 단립종의 수요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다. 한국산 쌀의 가격이 높은 점도 수출량 확대의 걸림돌이다. 틈새 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이 관건인 셈이다.
 
말레이시아는 검역과 통관절차는 짧지만 관세는 높은 편이다.
 
말레이시아의 검염 및 통관절차는 2일이 소요돼 주요 한국산 쌀 수입국들 가운데 가장 짧다. 말레이시아가 수입 쌀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는 CIF(보험 및 운임 포함가)의 40%로 높은 편이다. 다만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해상보험료율과 운임, 수입항 비용은 각각 0.2%, 450달러, 300달러로 다른 주요 쌀 수출국(호주, 미국 등)에 견줘 저렴하다.
 
또 할랄식품으로 쌀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할랄식품 시장에 진출하려는 수출자는 할랄 인증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할랄 인증은 식품 생산 과정에 종교적 의식을 포함토록 하는 '과정의 문제'"라며 "살생을 하더라도 고통 없이 했음을 인증할 수 있어야 하고, 이밖에 종교적 인증과 기술적 심사 등 그 단계도 여럿"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농식품부는 정부 차원에서 할랄인증 역량을 강화하고 인증 상품을 확대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이 할랄식품 시장에 진출하기 용이하도록 지원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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