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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조선, 7년만에 세계 1위..뒤바뀐 韓日
2015-02-23 13:32:55 2015-02-23 13:32:55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일본 조선업이 살아났다. 기술력의 한국과 가격 경쟁력의 중국 사이에서 고전하던 샌드위치 오명은 한국에 떠넘겼다. 부활의 기반은 역시 '엔저'였다. 특히 물량을 앞세운 중국과 갈리 일본은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어 한국 조선업에 큰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다. 
 
23일 국제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은 전월 대비 수주량이 77% 급증하며 월별 수주실적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전월 대비 214%, 중국은 107% 급감하며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일본이 월별 수주실적에서 1위에 오른 것은 2008년 3월 이후 7년 만이다. 엔저 효과로 선박 가격이 15% 가량 낮아진 점이 수주실적 증가로 나타났다. 여기에 일본 조선업의 내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조선사들이 본격적인 수주활동에 나선 점도 보탬이 됐다.
 
일본 조선시장은 합병 등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C), 이마바리조선,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MI LNG 등 5사 체제로 재편됐다.
 
지난해 IHI마린유나이티드와 유니버설조선이 합병해 재팬마린유나이티드가 탄생했고, 이마바리조선과 미쓰비시중공업은 LNG 선박사업을 분리해 LNG전문 조선소인 MI LNG를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이마바리조선이 400억엔을 투자해 길이 600미터, 폭 80미터에 달하는 대형 크레인 3개를 갖춘 초대형 도크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본 최대 규모로, 오는 2016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간만에 이뤄진 초대형 투자다.
 
업계에서는 이 도크가 완공될 경우 일본이 초대형컨테이너선과 초대형가스선에 대한 본격적인 수주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선 제작에 대한 기술력은 이미 확보하고 있어, 이를 제작할 도크가 있으면 초대형 선박 제작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이마바리조선은 초대형 도크에서 작업할 대만 에버그린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했다. 이 선박은 1만8000TEU에서 최대 2만TEU급으로 추정되며, 가격은 1척당 200억엔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일본이 초대형컨테이선과 LNG선 등 국내 효자선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것에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올해도 저유가 현상이 예상되는 만큼 해양플랜트보다는 상선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데, 일본의 부상으로 경쟁이 한층 심화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했음에도 LNG선 수주에 힘입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한 바 있다. 저유가 기조 속에 발주 선박 또한 흐름이 변한 데 기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조선업계가 초대형컨테이너선, LNG선 등 고부가 선종에 대한 수주를 늘리면서 국내 조선 3사와 정면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물량으로는 중국에, 가격으로는 일본에 치이면서 국내 조선업이 활력을 잃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조선 맹주라는 한국 조선업의 위상은 분명 퇴색했다. 그 사이 일본이 과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질주하고 있다.
 
◇국내 조선소의 해양플랜트 건조 현장(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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