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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실명확인)①영상 얼굴인식 대출, 외국서는 이미 '현실'
中-'위뱅크'·英-아톰뱅크 등 인터넷은행 본인인증 수단 도입
해외 "원거리 인터뷰도 대면거래" 인정..안면인식 정확성 98%
美·日 국가별 특성 반영해 수표사진 전송·우편 확인 통한 인증
2015-02-13 15:00:00 2015-02-13 15: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융합산업) 활성화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면서 올해 안에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점포 없이 인터넷과 전화로만 업무를 처리하는 은행이다. 이름처럼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해서는 비대면 본인인증(또는 실명 확인)이 관건이다.
 
선도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세운 해외에서는 영상 얼굴인식 등을 통한 비대면 본인인증이 활발하다. 국내에서도 인천국제공항이나 출입문 도어락 등 얼굴인식을 통한 본인인증 기술이 완비가 됐지만 금융권에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금융사 직원이 고객의 본인얼굴을 대면으로 하도록 규정한 금융실명법 때문이다.
 
<뉴스토마토>는 영상 얼굴인식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의 사례와 국내 ICT업체의 기술준비 상황, 국내 인터넷은행의 제도적인 해법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중국 선전시의 트럭 운전사 쉬진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서 3만5000위안(612만원)을 대출받았다. 화물차기사를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 '훠처방'에 등록된 정보를 보고 은행이 먼저 대출을 권유했다. 쉬 씨의 신용등급은 낮았지만 은행은 훠처방에 등록된 거래내역과 평판 등을 조회해 담보없이 7.5% 금리를 책정했다. 과거 거래 내역이 없는 은행이었지만 복잡한 인증 절차도 필요 없었다. 영상으로 스캔한 쉬 씨의 얼굴을 신분증 사진과 대조해 본인임을 확인하며 바로 대출을 승인했다.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가 세운 인터넷전문은행 '위뱅크'의 실제 대출 사례다.
 
해외 각국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발 벗고 나서는 가운데 영상 안면인식이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안정된 기술력과 거부감이 적은 방식이라는 점을 바탕으로 차세대 실명확인 수단으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영상인식, 주요 본인인증 수단 각광..중국·영국서 도입
 
위뱅크는 PC나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사용자의 얼굴을 신분증 혹은 경찰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사진과 비교해 본인을 확인한다. 현재 위뱅크는 직원 및 주주들을 대상으로 시범 영업중이며 관련 규제가 정비되는대로 이르면 오는 4월중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월4일 중국 광동성 선전에서 중국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위뱅크'에 방문했다. 위뱅크 관계자가 스마트폰으로 영상 얼굴인식을 시연하고 있다. 리 총리는 이날 위뱅크의 첫번째 대출을 직접 승인했다.(사진=중국 국무원)
 
오는 6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준비 중인 중국의 알리바바도 공안부 DB의 사진과 이용자의 얼굴 스캔을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할 계획이다. 알리바바에 안면인식 기술인 '페이스++'을 공급키로한 중국의 스타트업 메그비(Megvii)는 "현재 정부의 승인만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중순 출범할 예정인 영국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아톰뱅크도 안면인식을 포함해 지문, 목소리, 홍채 등 다양한 생체 인식 기술 도입을 추진중이다. 아톰은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 등으로부터 2500만파운드(416억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생체인식이 비대면 인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위뱅크 관계자는 "원거리 인터뷰도 결국은 대면거래"라며 금융 범죄나 사기 행위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체인식은 오차율도 적다. 최근 마스터카드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을 통한 음성 및 안면인식의 정확성을 실험해본 결과 성공률은 98%에 달했다. 카오 통 위뱅크 단장은 CCTV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안면인식 기술이 가장 완성도가 높은 상태"라며 "홍채인식보다 오류 발생률이 낮다"고 말했다.
 
안면인식 등 비대면 인증 활성화를 위한 규제도 완화되는 추세다.
 
현재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는 개인 대출의 경우 은행원이 대출 신청자의 직장 등을 반드시 방문하고 신청서 서명을 확인토록 하고 있다. 신규계좌 개설을 위해서도 은행 방문이 필수적이다. 실질적으로 영상 안면인식을 통해 실명인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이같은 규제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인민은행은 이미 지난달 위뱅크에 안면인식 방법의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계획안이 완성되는대로 인민은행은 적정성 평가를 하고 사전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미국은 수표·일본은 우체국 직원 활용..국가별 특성 반영
 
미국이나 일본 등은 국가별 특성을 반영해 비대면 본인인증을 하고 있다.
 
개인수표 사용이 일반화 된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는 수표가 본인인증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얼라이뱅크(Ally Bank)와 캐나다의 1Q뱅크 등에서는 이용자가 수표사진을 찍어 스마트폰 앱이나 PC로 업로드 하면 이를 통해 실명인증 및 신용정보를 조회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비대면 본인인증을 위해 온라인 상에서 본인만이 알 수 있는 사진을 선택해 키워드를 입력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일본의 소니뱅크와 라쿠텐뱅크는 우체국 직원을 이용해 서류가 필요 없는 '페이퍼리스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웹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본인 정보를 입력한 후 계좌 개설을 신청하면 은행에서 본인 한정 수취 우편을 고객에게 발송한다. 우편 전달 과정에서 본인확인이 이뤄지기 때문에 은행은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적으로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비대면 인증을 시행하는 인터넷금융사들은 정부기관의 DB나 금융사의 이체계좌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소니뱅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체로 마지막에는 우편을 통한 확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새롭게 비대면 인증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곳들은 우편 확인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건너뛰기 위해 안면인증 방식 도입을 고려중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대중화된 만큼 별도의 기기를 보급하지 않아도 손쉽게 본인인증을 실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안면인식이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는 미국에서도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가 지난해 말 목소리와 안면인식을 조합해 본인 인증을 하는 기술을 시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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