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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로코코소파 대표 "오래가는 건강한 기업될 것"
2014-11-22 09:49:45 2014-11-22 09:49:45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내 가족이 쓰면 괜찮을까'라는 생각으로 재료를 선택하고 제품을 만듭니다. 주변에서 '제대로 된 제품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쾌감을 느끼죠. 큰 기업으로 만들기 보다는 작지만 건강한 기업으로 오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병규 로코코소파 대표.(사진=뉴스토마토)
 
지난 13일 경기도 화성시 로코코소파 동탄점에서 만난 김병규 대표는 "믿을 수 있는 재료로 정직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 제품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쟁쟁한 대기업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그가 내세운 차별화된 전략은 '친환경'이다. 상대적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쉬운 디자인가구가 아닌 친환경가구를 택한 이유에 대해 들어 봤다.
 
"아들이 목숨이 위태할 정도로 아팠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제품에 사용하는 재료를 선택할 때마다 '우리 아이가 써도 괜찮을까'를 고민합니다. 소비자도 가구를 선택할 때 내 집에 놓고 쓰는 물건이기 때문에 저와 같은 마음으로 고르겠죠. 우리 기업과 소비자는 그 부분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친환경' 전략으로 충성고객을 확보, 2002년 경기도 시흥 본점을 시작으로 고양, 강남, 동탄 등 6개 매장으로 몸집을 키웠다.
 
처음부터 '친환경'을 내세웠던 것은 아니다. 15년 대기업 생활을 접고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기 위해 가구사업에 발을 내딛었던 그다.
 
그러던 중 그에게 한 번의 시련이 다가온다. 2008년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회사가 자금과 효율성에 있어 어려움에 직면한 것이다.
 
김병규 대표는 과거 회사가 위기에 놓인 때를 회상하며 "그때는 돈에 대한 욕심이 컸다. 당시 저가소파를 많이 하다 보니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할 만한 우리만의 경쟁력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로코코소파는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2009년 가을, 김 대표는 '친환경'전략을 필두로 회사 경영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는 "고비를 겪고 나서야 버릴 것은 버리고 '가야할 방향'을 정해서 움직였다"며 "이 때부터 저가 소파를 버리고 친환경을 택했다"고 말했다.
 
로코코소파에서 '손님은 왕'이 아니다. 대부분의 업종이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어느 때보다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한 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처럼 들렸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우리도 안 팔 권리도 있다"면서 "이러한 얘기를 하면 남들은 '배가 불렀다'고 얘기하지만 그 만큼 제품에 자신 있고,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우리 제품을 알아보지 못 하는 소비자로 인해 스트레스 받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에 대답에서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자유스럽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으로 내 꿈을 찾아 지금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내 꿈이 중요한 만큼 직원들 역시 자기 꿈을 위해 사는 것을 맞다고 보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디자인, 영업, 회계 등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일본의 미라이공업 같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김병규 대표의 꿈이다. 그러고 보니 대기업과의 차별화와 직원의 행복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있는 미라이공업과 여러 면이 닮아 있었다.
 
김 대표는 "고객, 경영자, 직원 모두가 행복한 '오래가는 건강한 기업', 대기업 부럽지 않은 알짜배기 중소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본질을 지키면 그 시기가 분명히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을 맺었다.
 
다음은 김병규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대기업을 그만두고 창업을 한 계기는
 
▲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나와서 '내 것'을 하다보니까. 힘든 것도 있지만, 성취감으로 인한 즐거움이 더 컸다. 대기업에 다니면서는 현재 나의 위치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다른 것을 하겠다는 동기부여가 안 된다. 하지만 평소 도전과 모험적인 게 강하다보니 대기업을 나올 수 있었다. 뒤돌아보면 내가 커져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때마다 잘 선택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자유스럽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으로 내 꿈을 찾아 지금 이 자리까지 왔고, 내 꿈이 중요한 만큼 직원들 역시 자기 꿈을 위해 사는 것을 맞다고 본다. 때문에 회사 내에서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한다. 한 기업이다 보니 디자인, 영업, 사무 등 일의 종류도 많다.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 직장인으로 소파에 대한 기술력은 없었을 텐데, 도전하게 된 배경은
 
그때만 하더라도 가구업계는 영세했고, 가구업은 먹고 살기 위한 생존 수단이었다. 당시 인기 직종이었던 IT나 금융업처럼 폼 나는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점을 보지 않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만을 생각했다.
 
기술적인 측면만 도움을 받으면 나머지 회사운영, 고객관리 등 나만의 경쟁력을 통해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회사가 어려워졌다. 당시 저가 소파를 많이 했었다. 자금과 효율성에 문제가 발생했다. 위기를 극복할 만한 우리 회사만의 경쟁력이 없었던 셈이다.
 
위기는 기회다. 고비를 겪고 나서 뚜렷한 목표를 세웠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선회를 한 것이다. 버릴 것은 버리고 가야할 방향을 정해서 움직였더니 회사가 다시 일어섰다. 저가 소파를 버리고, 친환경을 택했다. 2002~2007년까지는 생각만해왔던 것을 위기 시점을 계기로 2009년 가을부터 실행에 옮긴 것이다.
 
- 로코코 소파의 경쟁력은
 
▲ '친환경'이다. '내 가족이 쓰면 괜찮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아들이 목숨이 위태할 정도로 아팠던 적이 있다. 우리 제품에 사용한 재료를 선택할 때마다 '우리 아이가 써도 괜찮을까'를 고민했다. 때문에 소비자가 믿고 안심하게 쓸 수 있도록 재료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유해한 것을 빼서 무해한 것으로 옮겨가는 작업은 지금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우리의 서비스가 부족했거나 제품에 이상이 있는 점에 대해서는 당연히 소비자에게 사과를 하지만 제품을 믿지 못하고 불만을 털어 놓는 소비자에게는 제품을 팔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말한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지만, 우리도 안 팔 권리도 있다. 이러한 얘기를 하면 남들은 '배가 불렀다'고 얘기하지만, 그 만큼 제품에 자신 있다. 또 직원들에게 우리 제품을 알아보지 못 하는 소비자로 인해 스트레스 받게 하고 싶지 않다.
 
또 다른 경쟁력은 '주문제작'이다. 소파의 길이, 원단, 원목 등 고객이 원하면 원하는 대로 제작해준다. 100%국내 제작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 소비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는 것이 기업들의 과제인데, 우리는 주문제작의 과정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듣고 배운다. 이는 대기업과 차별화된 전략이다.
 
- 향후 계획은
 
▲ 매출액에 대해 많은 고민은 하지 않는다. 원목 등을 보면 매출을 크게 늘려가는 시스템이 안 된다. 우리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박리다매가 아닌 연매출 200~300억 보면서 적정한 규모로 알차게 운영할 계획이다. 많은 소비자를 안고 가는 것이 아닌 우리를 원하는 소비자를 안고 가길 원한다. 그렇게 되면 고객, 경영자, 직원 모두가 행복할 것이다. '오래가는 건강한 기업'. 내가 원하는 '로코코소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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