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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를 살려라'..100% 뱃사람이 된 '해무'의 배우들
2014-07-28 18:06:15 2014-07-28 18:10:51
◇<해무> 포스터 (사진제공=NEW)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수 년 전 연평도에서 꽃게잡이 배를 탄 적이 있다. 오래 전 일이지만 아직도 잔상이 깊다. 그리 크지 않은 배를 타고 거친 바다로 나가는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고생스러운 기억으로 남았다. 그런 배를 매일 같이 업으로 삼고 나서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독기와 악, 깡은 서울 근교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종류의 내공이었다.
 
배우 김윤석을 비롯해 박유천, 문성근, 김상호, 이희준, 유승모 등 영화 <해무>의 실제 뱃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했다.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김윤석의 말이 그대로 영화 내에서 전달된다. 망망대해에서 고생한 배우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가 <해무>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에게 영화를 선공개하고 배우 및 감독의 촬영 소감을 들어보는 <해무> 언론시사회가 28일 오후 2시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렸다.
 
이 영화는 조선족 사람들을 밀항시키기 위해 얼떨결에 출항한 여섯 명의 선원이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해무>는 만선에 실패한 전진호의 선장 김윤석이 동료 선원들에게 목돈을 안겨주기 위해 조선족들의 밀항을 선택하면서 출발한다. 그러던 중 예기치 못한 충격적인 사고를 맞닥뜨리면서 변해가는 인물들을 통해 각기 다른 인간의 내면 끝에 있는 본질을 담고자 한다.
 
이 때문에 영화는 배를 타는 사람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리얼리티한 연기력을 필요로 한다. 이 같은 필요에 부응하듯 배우들은 완벽한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특성을 살려낸다. 리얼리티가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라는 <해무> 관계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선장 역의 김윤석을 비롯한 배우들은 실제로 배에서 먹고 자는 것을 자유롭게 하는 뱃사람들의 걸걸한 성격이나 행동, 사고 등이 실제 뱃사람의 모습을 정확하게 포착, 이를 구현했다. 공통된 특성은 일관되게 그리면서 각자 맡은 역할의 개성 역시 드러낸다. 등장하는 배우들의 캐릭터만 봐도 풍성한 영화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김윤석은 인물을 리얼하게 표현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다큐멘터리를 봤다고 설명했다.
 
김윤석은 "극한직업이나 어선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는 문자로 다 공유하면서 봤다. 이 영화를 찍기 위해 타이타닉을 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굉장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뱃사람들의 실체를 알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해무>를 통해 입봉한 심성보 감독은 "밀항자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축소판을 그리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인물들에 초점을 맞췄다"며 "시나리오에 있는 내용과 비교할 때 배우들이 더 공감가는 인물로 만들어준 것 같아 감사하다"고 공을 배우들에게 돌렸다.
 
리얼리티를 살린 배우들의 연기력에는 배우의 개인 능력뿐 아니라 환경적인 부분도 크게 작용했다. 실제 촬영분의 70% 이상을 실제 바다에 나가 찍은 <해무>의 작업 환경 덕분에 캐릭터에 몰두할 수 있었다는 게 김윤석의 설명이다.
 
"배를 타고 10Km고 가면 우리 촬영하는 배가 있다. 그 배에 내리는 순간 못 나온다"고 말한 김윤석은 "그러다보니 스태프들까지 뱃사람이 된다. 그런 상황이 캐릭터에 몰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또 유천이 빼고는 다 연극배우 출신이다. 원작도 연극이다. 선원들의 모습을 보며 배우들은 경쟁하듯이 정말 리얼한가에 대한 토론도 많이 나눴다. 여러가지 일련의 상황이 캐릭터를 리얼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배라는 한정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내는 심성보 감독의 연출력도 눈에 띈다. 갑판과 선장실, 기관실, 어창이라는 네 가지 공간만으로도 화려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점이 인상적이다.
 
문성근은 "우리가 촬영한 배가 그리 큰 배가 아니었다. 카메라가 설 수 있는 자리가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화려한 콘티로 그 좁은 안에서 생생한 그림을 만들었다는 면에서 연출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성보 감독을 치켜세웠다.
 
이 영화는 오는 8월 13일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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