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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정유사업 부진에 매출·영업익 '뒷걸음'(종합)
2014-07-25 14:06:20 2014-07-25 16:57:09
◇SK이노베이션 2분기 실적발표 자료.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SK이노베이션이 정제마진 악화와 석유화학 사업 부진, 원화강세에 발목이 잡혀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SK이노베이션은 25일 상반기 매출액 33조3717억원, 영업이익 1754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4%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32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86% 감소했다.
 
2분기는 연결기준 매출액 16조4937억원, 영업손실 5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이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은 가장 큰 원인은 석유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요약된다. 석유사업은 올 2분기 매출액 12조2040억원, 영업손실 21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석유사업은 지난 1분기 3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직전 분기였던 지난해 4분기 3109억원에서 흑자전환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경유 정제마진이 뒷걸음질하면서 2분기 또 다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경유의 주요 수요처인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요가 부진했던 게 컸다. 중국은 건설경기의 침체로 경유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고,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각각 5%, 1%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급과잉도 정제마진 수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올 1분기 중국에서 58만배럴 규모의 원유정제 진공증류장치(CDU)가 가동에 돌입하면서 일시적인 공급과잉을 야기시켰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정제마진은 4년 만에 최저수준"이라면서 "때문에 정유 업체마다 가동률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학사업 역시 업황 침체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2분기 매출액은 3조26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에틸렌 등 올레핀 계열 제품의 수요 개선에도 불구하고, BTX(벤젠·툴루엔·자일렌) 등 아로마틱 제품의 마진 축소 영향을 받았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 하락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원화 강세 여파로 2분기 영업이익이 1050억원 감소한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석유개발사업과 윤활유 사업은 각각 1127억원, 79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윤활유 사업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와 윤활유 성수기 진입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79.1% 급증하며 실적의 효자임을 재확인시켰다.
 
SK이노베이션은 스페인 렙솔과 합작해 건설 중인 윤활기유 공장이 오는 9월 중순부터 상업가동을 시작하면 실적 상승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산 돌입 뒤부터 수송비, 재고자산 감소 등이 이익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하반기부터 미국 쉐브론과 현대쉘베이스오일이 기유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럽 경기회복으로 하반기에는 스프레드(제품과 원료의 가격차)가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면서 "다만 공급 증가가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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