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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걸밴드 '타픽'이 말하는 연습생 생활의 모든 것
2014-07-23 16:09:15 2014-07-23 16:13:39
◇데뷔곡인 '씨야'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딘 걸밴드 타픽. 왼쪽부터 썬, 윤빛나라, 정성아, 박주현. (사진=하이씨씨)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많은 가수들이 데뷔를 하기 전 수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친다. 이들은 과연 연습생 기간동안 어떤 훈련을 받을까.
 
최근 데뷔를 마친 한 걸밴드에게 연습생 시절 이야기를 들어봤다.
 
DJ, 바이올린, 피아노, 보컬을 담당하는 박주현, 정성아, 윤빛나라, 썬 등 네 명의 멤버로 구성된 걸밴드인 타픽(TOP.IC)은 최근 데뷔 앨범인 '씨유어게인'(See you again)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씨야'는 디스코 비트와 펑키한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곡으로서 전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침부터 막차 시간까지 '연습 또 연습'
 
연습생 생활의 기본은 역시 연습이다. 춤, 노래, 연주 등과 관련된 쉴 틈 없는 빡빡한 연습 스케줄이 매일 이어진다. 썬은 “3년 정도 연습생 생활을 했는데 아침에 나와서 하루 종일 연습을 했다. 다른 일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연습이 다가 아니다. 중간중간 연습생들의 테스트가 이뤄지고, 가수로 정식 데뷔하기 위해선 이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 빡빡한 연습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벅찬데 연습생들 사이에서 생존 경쟁까지 벌어지는 셈.
 
정성아는 “아침부터 막차 시간까지 연습을 했다. 열댓 명의 아이들이 1주일에 한번씩 테스트를 받았는데 각자 살 길을 찾아야 했다"며 "모여서 연습을 하다가 개인 연습을 하기도 하는 일과를 반복했다”고 밝혔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다 보면 뒤처지는 연습생들도 있기 마련이다. 부족한 부분은 별도의 개인 연습을 통해 채워나가야 한다.
 
정성아는 “원래 내가 몸치였다. 나 혼자 진도를 나가질 못했다. 그때는 팔 하나를 움직이질 못했다"며 "너무 충격을 받아서 동영상을 찍어 나 혼자 화장실에서 연습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걸밴드 타픽. (사진=하이씨씨)
 
◇팀 스타일에 맞춰 '주종목'이 바뀌기도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게 된 예비 가수들은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랩이면 랩 등 자신만의 주종목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연습 과정에서 자신의 주종목이 바뀌기도 한다. 연습 중에 자신도 생각지 못한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
 
박주현은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뒤 보컬 쪽으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랩에 대해선 전혀 생각을 못했는데 노래를 부르다 보니 목소리도 허스키하니까 회사에서 랩을 하면 어울리겠다고 얘기를 해줬다. 그래서 랩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경우에 따라선 자신이 기존에 했던 음악 대신 팀의 색깔에 맞는 음악을 해야 하는 멤버도 있다. 윤빛나라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그는 “타픽에 들어오기 전엔 전혀 다른 음악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 친구들과 회사도 없이 앨범을 낸 적이 있다. 자비로 회사도 없고 방음돼 있는 연습실 가서 노트북 하나로 작업을 했다. 타픽이란 팀에 들어오기 전엔 내가 하기 싫은 건 쳐다도 안 보는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 들어온 뒤 내가 하지 않은 분야를 하다 보니 두려움도 많았는데 점점 팀에 맞는 색깔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기약 없는 연습생 생활.. 결국 힘이 되는 건 팀원들
 
연습생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불확실한 미래다. 대중들의 앞에 설 만한 실력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으면 데뷔가 미뤄지기도 하고, 회사 사정에 따라 앨범 발매가 취소되기도 한다. 이런 역경을 거친 뒤에야 연습생들은 비로소 많은 대중들이 주목하는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묵묵히 이 모든 과정을 견뎌내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힘이 되는 건 함께 데뷔를 준비하는 팀원들이라는 것이 타픽 멤버들의 이야기다.
 
썬은 "연습생 신분으로 시간이 계속 지나면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며 "한 달에 10번은 운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멤버들과 같이 얘기하면서 그만두고 싶을 때 서로 잡아줬다"고 말했다.
 
박주현은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타악기를 처음 잡아보게 됐다. 악기를 시작하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공포심도 있었다"며 "바이올린을 전공한 정성아가 옆에서 항상 응원을 해줬다. 옆에 누군가가 없었다면 연습생 생활을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눈물이 진짜 없는 편이다. 속으로는 울어도 겉으로는 눈물을 잘 안 보인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 음원이 나왔는데 눈물이 막 나올 것 같더라.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가면서 멤버들이 각자 이겨낸 세월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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