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갑동이'에 출연 중인 엠블랙의 이준. (사진=tvN)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멋진’, ‘예쁜’, ‘화려한’. 아이돌 스타들에게 어울릴만한 수식어들이다. 아이돌 스타들은 평소 무대 위에서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곤 한다.
그런데 무대 밖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아이돌 스타들이 적지 않다. 최근 들어 아이돌 스타들의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 출연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 아이돌들은 예능과 드라마, 영화에서도 항상 팬들이 기대하는 멋지고 예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보통이다.
소속사에 따라선 “말을 너무 많이 하지마라”. “너무 크게 웃지 마라” 등 이미지 관리를 위한 매뉴얼을 제시하기도 하고, 아이돌들은 무대 위 이미지를 해치지 않을만한 드라마와 영화 속 역할을 골라 맡는다.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대중의 눈길을 끌어야 하는 아이돌들의 입장에선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독 다른 아이돌들과는 다른 길을 가는 스타가 눈에 띈다. 바로 그룹 엠블랙의 이준이다.
물론 무대 위 이준은 멋지고 화려하다. 지난달 발표된 엠블랙의 신곡 ‘남자답게’로 컴백한 이준은 카리스마 있는 무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이준은 다르다.
이준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배우다 배우다’에선 파격적인 노출신을 선보였다. 아이돌 스타가 노출신에 도전하는 것은 드라마는 물론이고 영화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다. '배우는 배우다'는 연극무대를 전전하던 단역배우에서 순식간에 톱스타가 된 한 남자가 다시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준은 섬세한 내면 연기를 선보였고,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20대 배우 중 한 명으로서 자리를 잡았다.
이준이 연기하는 드라마 속 캐릭터도 남다르다. 지난 11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tvN 드라마 ‘갑동이’에서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바리스타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을 감춘 채 살아가는 위험한 인물 류태오 역을 연기하고 있다. '사이코패스'와 '아이돌'. 잘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두 단어다.
또 한번의 연기 도전에 나선 이준은 밝은 모습과 교활한 모습을 오가면서 인상적인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쉽지 않은 캐릭터라 힘들지만 새로운 연기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 누군가의 연기를 참고하다 보면 흉내를 낼 수도 있기 때문에 대본을 몇 차례씩 읽어보고 상상을 많이 하면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이준의 이야기다.
이준은 함께 출연 중인 윤상현, 성동일, 김민정 등 전문 배우들에 못지 않은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갑동이'에서 사이코패스 역할을 맡은 이준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tvN)
특히 '갑동이' 촬영 중 삐에로 분장을 한 채 섬뜩한 미소를 짓는 장면에선 이준의 배우로서의 경쟁력과 다른 아이돌 스타들과의 차별점을 확인할 수 있다. '갑동이’를 연출하는 CJ E&M의 강희준 PD는 “이 신을 찍을 당시 이준이 정말 대단한 집중력과 몰입을 보여줘 예상보다 더 좋은 컷이 나올 수 있었다”며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와 선배 연기자들에게 늘 끊임없이 조언을 구하고 질문을 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준이 배우로서 소신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다른 아이돌 스타들의 연기 활동의 양상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22일 종영한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 시크릿의 한선화는 사기 전과 5범의 제니 역할을 연기했고, B1A4의 바로는 6세 정신연령을 가진 지적장애인 기영규 역을 맡았다. 아이돌 스타들이 주로 맡았던 멋지고, 예쁜 역할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들이다.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과거엔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나 단순히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연기를 하는 아이돌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엔 아이돌들이 연기에 진지하게 임하게 되면서 그들이 맡게 되는 캐릭터에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은 최근엔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들을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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